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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급증하는 납골당…누구에게 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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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논설위원·복지전문기자

15년 전만 해도 국토가 묘지로 뒤덮일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 해에 14만~15만 기(800만㎡)의 묘가 국토를 잠식했다. 정부가 위성을 이용해 불법 분묘를 찾아내는 궁리까지 했다.

그때만 해도 화장률이 30% 안팎이었으니 걱정할 만도 했다. 지금은 사망자 10명 중 8명이 화장한다(화장률 80.5%). 지난해 사망자 27만5895명 중 22만2095명이 화장했다는 뜻이다. 단시간의 기적 같은 변화다. 세계 어디에도 전례가 없을 게다.

6년 전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가족회의에서 화장 후에 야산에 유골을 뿌리기로 결정했다. ‘화장 후 산골’ 방식이다. 하지만 발인 당일 결정을 바꿔 유골을 봉안당(건물 내 납골당)에 안치했다. 외삼촌이 “그래도 너희들 엄마가 생각날 때 술 한 잔 따를 곳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한 게 결정적이었다.

지금은 그 말을 듣길 백 번 잘했다고 생각한다. 명절이나 제사 때 어머니를 그리며 약식 제사를 지낸다. 봉안당이 서고나 지하철 사물함처럼 생겨서 거기서는 제사를 지낼 수 없다. 대신 곳곳에 마련된 공동 제사 공간을 활용한다. 촛대, 간단한 제기(祭器), 술 버리는 그릇, 돗자리 등을 갖췄다. 봉안당의 명패(일종의 신위)를 가져다 위패에 꽂고 제를 지낸다. 사람이 밀려 금방 끝내야 하는 게 흠이지만 그래도 절을 올리고 돌아서면 맘이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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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장인을 모신 경기도 분당 근처의 추모공원은 갈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봉안담(지붕 없이 담벼락처럼 생김)에 8단까지 빼곡히 유골함이 안치돼 있다. 이런 담이 여럿 있다. 음식 차리거나 돗자리 펼 공간이 거의 없다. 절하기도 불편하다. 담을 향해 절을 하면서 누구한테 하는지 잘 모른다.

어머니 납골당보다 스무 배 비싸지만 마음은 훨씬 싸게 떨어진다. 비탈길에 아슬아슬하게 차를 세우고 시골 비포장길 같은 진입로를 떠올리면 더 불편하다.

정부는 매년 ‘화장률 최고’라고 뽐낸다. 화장시설도 2005년 22개에서 지난해 41개로 늘었다. 봉안당이 392개, 봉안담이 30여 개에 이른다. 매장과 산골의 중간지점이 납골당이라고 할까. 부모를 향한 그리움을 붙들어 매는 약식 공간이다.

그런데 장사법의 여러 조항이 ‘화장률 30% 시대’ 버전인 것 같다. 이 법 어디에도 공동 제사 공간 규정이나 주차장 세부 기준이 없다. 시설비는 지원하면서도 실태 조사는 안 했다. 내년 설날에 같은 경험을 할 것 같아 벌써 마음이 불편하다.

신성식 논설위원·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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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