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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석유 50년 뒤엔 고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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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Q.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감산에 합의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석유를 캐내 쓰면 언젠가는 다 떨어질 것 같은데요.

최근에 인터넷에서 ‘석유 고갈은 음모론일 뿐이고 석유는 계속 나올 것’이라는 글을 봤습니다. 과연 50년 뒤에도 석유가 계속 나올까요?
 
아니요! 현재 매장량 5배 넘는 새로운 석유 묻혀 있대요

A. 틴틴 친구들. 석유는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한 천연자원입니다. 자동차도 석유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고요. 전기를 만들거나 공장을 돌리는 데에도 석유는 필수적이지요. 우리가 입는 옷이나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그릇도 석유로 만든 답니다.

석유는 천연자원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언제쯤 떨어질지에 대해선 과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생산량을 지금만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석유를 캐낼 수 있는 시간을 ‘가채연수’라고 불러요. ‘예상소비기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1950년대에 과학자들은 ‘20년 뒤엔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고 했어요. 지금은 어떨까요. 가채연수를 계산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영국의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가 가장 믿을만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BP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채연수는 49년입니다. 50년대에 20년에 불과했던 가채연수가 두 배 넘게 늘어났죠? 가채연수는 매년 조금씩 달라져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유전이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고, 유전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기술이 부족해서 캐내지 못했던 것을 캐낼 수 있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계산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확인된 석유의 양은 앞으로 40~50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1980년대에는 가채연수가 30년 정도에 불과하다고 예측했었는데요. 2000년대 이후엔 40년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추가로 발견된 매장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죠. 이것을 ‘확인 매장량’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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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의 지난해 보고서에서 전세계 석유 확인 매장량은 1조7000억 배럴(1배럴은 약 158.9L)입니다. 한국이 하루에 245만 배럴 가량의 석유를 쓴다고 하니 한국만 사용한다면 1900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네요.

그런데 BP에 따르면 최근 30년 동안 석유 확인 매장량은 연평균 2.5%씩 늘어났다고 하는군요. 실제로 석유가 늘어난 걸까요? 동식물의 사체가 수억 년에 걸쳐 열과 압력을 받아야 만들어지는 석유가 그렇게 빨리 늘어나진 않겠지요? 결국 실제로 석유가 늘어난 게 아니라, 캐낼 수 있는 석유가 많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몰랐던 유전이 추가로 발견되거나, 지금까지는 캐낼 수 없었던 기름을 캐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죠.

그럼 조금 더 어려운 이야기로 가볼까요. 새로운 유전을 발견하고 신기술이 개발되기도 하지만 석유는 어쨌든 무한정 캘 수 없는 천연자원이에요. 지구가 만들어낸 석유는 정해져 있고 캐내서 쓸수록 줄어듭니다. 56년 미국 지질학자 킹 허버트는 미국의 석유 생산량을 추산하기 위해 ‘피크 오일(Peak Oil)’이란 개념을 만들어냈어요. ‘허버트의 곡선’이라고도 불리는 이 그래프는 통계 시간에 배운 정규분포 그래프처럼 종 모양의 곡선이죠. 종의 가장 높은 곳(peak)이 정점이고 이후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석유를 계속 캐내 쓰면 전체 매장량의 절반을 소비한 시점 이후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이론이에요.

피크 오일 이론은 실제로 70년대 미국의 석유 생산량을 정확하게 계산해냈어요. 당시만 해도 2000년대 초반이면 전세계 석유 매장량의 절반을 캐내 쓰는 시점이 되고 이후엔 석유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지요. 그런데 2010년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석유 생산량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확인 매장량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피크 오일 이론이 틀렸다는 얘긴 아닙니다. 다만 피크(정점)에 도착하는 시점이 자꾸 뒤로 미뤄지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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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언제쯤 전체 석유 매장량의 절반을 써버리는 시점이 될까요. 이건 사실 정확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라선 2050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피크에 도달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할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요.

어느 쪽 말이 맞든 확실한 건 석유는 무한정 캐낼 수 없는 자원이고, 언젠가는 피크에 도달해서 캐낼 수 있는 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과학자들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예요.

이번엔 새로운 석유 시추기술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석유를 처음 캐내던 시기엔 땅 위로 올라온 기름덩어리를 모아 쓰는 정도였지만 점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땅 속에 구멍을 뚫어 깊이 묻혀있는 석유를 캐낼 수 있게 됐지요.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었죠. 땅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퍼 올리는 게 가장 돈이 적게 들었기 때문에 석유회사들은 가능한 이 방법으로만 석유를 캐내려 했습니다. 문제는 쉽게 캘 수 있는 석유가 점점 떨어져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대형 석유회사들은 적은 돈을 들이고도 어려운 시추가 가능한 방법을 개발해냈어요. 시추선을 이용해 바닷속에서 석유를 퍼 올리고, 예전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겼던 깊은 땅 속에서도 석유를 캐내기 시작했어요. 추운 북극해에서도 이제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석유를 캐낼 수 있게 됐지요.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석유의 존재도 세상에 알려졌어요. 이른바 ‘비전통(unconventional) 석유’가 그것인데요. 기존 유전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는 모래석유(오일샌드)나 요즘 각광받는 셰일오일이 대표적입니다.

땅 속 깊은 곳 퇴적암 사이에 산재해 있는 셰일오일은 가스나 기름 형태로 존재해요. 유전처럼 많은 양이 모여있는 게 아니어서 캐내기 위해선 깊은 땅 속에 시추관을 뚫고 화학 약품이 섞인 물을 높은 압력으로 뿜어냅니다. 돌을 부숴버리면 물 위로 기름만 떠오르는 데 이를 채취하는 방식이죠. 캐나다에 많은 오일샌드 역시 물과 섞어 기름만 분리하는 방식으로 석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석유에 비해 캐내는 기술이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지만, 기존 석유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이 묻혀 있어요. 석유 업계에선 이 같은 비전통 석유 매장량이 8조~9조 배럴이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 석유의 확인 매장량이 1조7000억 배럴이라고 했으니 얼마나 많은 양이 있는지 상상이 가지 않지요?

비전통 석유를 캐내는 기술이 늘어나면 석유 가채연수는 늘어나고 피크오일의 시점 역시 계속 뒤로 미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석유를 맘껏 쓸 수만은 없어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석유는 언젠가 떨어지게 될 것이고, 석유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이 지구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이죠. 더 깨끗하고 오래 쓸 수 있는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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