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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엑소더스…증시 떠난 돈 5년 간 60조원

60조 원.

지난 5년간 국내 주식시장을 떠난 개인들 돈이다. 딱 5년 전인 2011년 9월 말 코스피 지수는 1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발발한 탓이다. 지수 1000선마저 내줬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이 재현되는가 싶었다. 다행히 그때를 저점으로 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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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3월 2000선을 회복했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상승 동력이 힘을 잃었다. 2003년 500선에서 출발한 지수를 2007년 2000선까지 밀어올린 건 주식형 펀드를 앞세운 개인들 돈이었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돈줄이 막혔다.

2011년 9월 이후 최근까지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36조6000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연도별로 봐도 2009년 이후 8년 연속 매도 우위다. 투신 자금도 꾸준히 순매도로 일관했다. 공모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계속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공모 주식형펀드에선 22조9000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상장지수펀드 제외). 그렇게 60조 원이 시장을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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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일단 주식 및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너무 낮았다. 2011년 4월에 기록한 코스피 지수 최고점(2231.47)은 아직도 회복을 못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 주식형펀드의 3개월 수익률(9월 26일 기준)은 3.4%다. 1년은 1.6%, 5년 수익률은 11%다. 단기는 그렇다 치고, 5년 장기 투자했는데도 더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채권형(17.9%)이나 채권혼합형(17.9%) 펀드보다도 못한 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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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대 수익률과 비교하면 성과가 더 나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들은 펀드 투자로 8.8%의 수익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3.7% 수익을 얻는데 그쳤다. 주식에 투자해선 11.3%의 수익을 올릴 거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5.8% 수익에 불과했다. 간접 투자건 직접 투자건 간에 증시 투자에서는 기대와 실제의 간극이 5%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지원부 본부장은 “기대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 간의 차이가 크다 보니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주식시장을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만한 이들이 여력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주식, 특히 주식형펀드의 주된 투자자는 소득이 높고 현금 수입이 좋아 위험추구형 성향을 가지는 수도권(55.8%)에 거주 중인 30~40대(56.7%)다(금융투자협회, 2013년 말 기준). 이들 최근 5년간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해야 했고, 일부는 주택을 구입하면서 ‘하우스 푸어’의 길에 들어섰다.

그나마 있는 돈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현금이나 예금으로 몰려갔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공모형 머니마켓펀드(MMF)는 2012년 말 61조2000억원에서 지난 3월 말엔 111조42000억 원으로 덩치를 불렸다. 바로 찾을 수 있는 은행 요구불예금 역시 같은 기간 100조9300억원에서 163조6600억원으로 늘어났다. 빈자리는 외국인과 연기금이 메웠다. 최근 5년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연기금도 35조 원을 순매수했다.

2011년 9월 말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코스피 지수는 다시 박스권 상단인 2050선 언저리다. 지난달 29일엔 1835억 원의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종가 기준으로는 연중 최고점(2068.72포인트)을 기록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이 지금처럼 매수에 나선다면 지수는 다시 2200선에 도전할 것”이라며 “지수가 2200선에 안착하면 국내 투자자들도 다시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인들은 고점에 들어왔다가 물려서 ‘비자발적’으로 장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참을 견디다 드디어 원금을 회복하고 팔고 나가면 사실 그때부터가 상승세의 초입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휩쓸려 고점에 투자하기보다는 다들 외면할 때가 진짜 증시에 투자할 때”라고 주장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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