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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폰 주춤하는 사이…‘구글폰’ 신고식

구글의 변신이 시작된다. 미국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SW) 회사에서, 이제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로 구글의 외연이 넓어진다.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구글로 인해 시장의 경쟁 구도도 빠르게 변화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이 애플을 겨냥한 첫 스마트폰을 공개한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의 주인공은 스마트폰 ‘픽셀’이다. 올초 선다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신설한 하드웨어부문이 이번 사업을 주도했다. 모토롤라 출신의 릭 오스텔로 수석 부사장이 하드웨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처럼 직접 생산을 하진 않지만 애플처럼 설계와 디자인을 주도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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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보일 제품은 픽셀과 픽셀XL로, 해외 유명 IT(정보기술) 블로거들에게 유출된 이미지(사진)에 따르면 픽셀은 초고화질(풀HD) 화면에 크기가 5인치, 픽셀XL은 5.5인치다. 구글의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누가를 적용했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 7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S7을 겨냥한 구글의 스마트폰은 대만 스마트폰 회사인 HTC에서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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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그간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OS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제조에 대한 욕심을 종종 내비쳐왔다. 2010년 HTC를 통해 넥서스폰을 내놨고, LG전자나 삼성전자와도 협업해 ‘넥서스폰’을 출시해왔다. 운영체제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1%가 안드로이드로 채워졌지만 구글로서는 그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었다. 애플(16.1%)이 자사 OS인 iOS와 스마트폰을 앞세워 충성고객층을 확보한 것과도 비교됐다.

2012년 모토롤라를 인수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2년 만에 자존심을 구기며 모토롤라를 중국 레노버에 팔았다. 구글이 ‘픽셀’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픽셀의 가격은 600달러 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구글이 공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면 기존의 구글-삼성 간의 오랜 협업 구도에도 금이 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그간 ‘제조’에 대한 의욕을 끊임없이 보여왔다”며 “픽셀을 통해 구글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FT는 구글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애플과 삼성으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에 직접적인 공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이 시장 지형을 바꿔놓고 싶어하는 영역은 또 있다. 스마트 홈이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집 안에 있는 각종 전자기기를 연결해 음성인식으로 음악을 틀거나 집안의 불을 켜고 끌 수 있다. IT업계가 신(新)시장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IoT)의 대표 제품이기도 하다. 구글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구글 홈’으로 불리는 스피커. 구글의 AI 서비스인 ‘어시스턴트’ 기능을 더해 날씨 확인이나 음악 재생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2014년에 내놓은 AI 스피커 ‘에코’처럼 스피커를 통해 집 안까지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애플 역시 음성인식 비서로 불리는 ‘시리’를 활용한 스마트홈 기기를 준비 중이어서 경계를 넘어서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가상현실(VR) 시장을 겨냥한 구글의 플랫폼 ‘데이드림 VR’도 이번 행사에서 공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14년 VR 전문회사인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이 올 초 VR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내놓은 데 이어 구글 역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골판지로 만든 카드보드 VR로 시장 확대를 노려왔던 구글은 이보다 화질을 향상시킨 데이드림 VR을 준비해왔다. FT는 삼성전자가 오큘러스와 함께 기어 VR을 내놓는 등 페이스북의 기술이 모바일 VR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페이스북 기술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글에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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