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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동빈 영장 기각, 기업체 수사 관행 혁신 계기돼야

기업체를 상대로 한 검찰의 수사 관행을 다시 한번 점검할 시점이 됐다. 법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밝힌 신 회장의 500억원대 횡령 혐의와 1250억원대 배임 혐의는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포스코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소리만 요란했던 수사라는 지적을 받게 됐다.

검찰은 지난 6월 10일 롯데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하면서 30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수사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장기간 내사를 거쳤으며,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초 주장과는 달리 비자금 조성 혐의는 밝혀내지 못했다. 오히려 검찰의 수사 동기와 목적에 대해 의구심만 증폭됐다. 가뜩이나 검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 능력과 의지마저 비판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검찰이 “법원이 피의자의 변명에만 기초해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발표한 것은 “검찰이 아직도 시대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 검찰의 수사 개시 선언-마구잡이식 압수수색-임직원 무차별 소환-구속영장 청구-영장 기각 시 반발 등 종래의 패턴을 반복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 때문에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관행에 대한 혁신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롯데도 신 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을 면죄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탐욕과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은 10년간 계열사에 이름만 걸어놓고 400억원대 급여를 받아 왔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정운호씨에게서 면세점 입점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누가 주인인지 알기 어려운 복잡한 순환출자는 재계 5위 그룹의 지배구조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러면서도 경영권을 좌우할 핵심 해외 계열사 자료를 허위로 신고하고 공시하기까지 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물론 한국적 기준과 눈높이에도 크게 못 미치는 기업의 행태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꼈다.

이를 해소할 도덕적·사회적 책임은 법률적 책임과는 별개다. 롯데는 상식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영 문화를 정착시킬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일본 기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내 한국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급하다. 이 문제는 한국 내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이 지난 6월 예정됐다가 연기되면서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 적을 둔 롯데홀딩스와 오너 가족회사 등의 지분과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필수다. 영장 기각 후 신 회장은 기업체 혁신을 다짐했다. 그 말을 지켜야 할 책임엔 시효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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