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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정신병원 강제입원 조항 ‘헌법불합치’”

 
정신질환자 본인의 동의가 없어도 강제입원이 가능한 정신보건법 조항은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정신보건법 제24조 1항 등에 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조항이 위헌이지만 곧바로 법의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법 개정때까지 한시적으로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다.

헌재 심판대에 오른 법 조항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질환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입원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2014년 서울중앙지법에 “자녀 2명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며 정신보건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은 박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묻는 위헌제청을 했다.

헌재는 “정신질환자를 신속ㆍ적정하게 치료하고, 정신질환자 본인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법 조항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입원이 필요한지 여부를 따질만한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담보할 만한 장치를 두고 있지 않다는게 헌재의 판단이다.

헌재는 “정신보건법은 입원치료ㆍ요양을 받을 정도의 정신질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정신과전문의의 소견만 있으면 누구나 보호입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호의무자 중 부양의무를 피하고 재산를 빼앗기 위해 보호입원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현행 법은 정신질환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보호입원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충분히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조항은 입원이 필요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지 등에 관한 판단권한을 전문의 1인에게 전적으로 부여해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의가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남용하는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강제입원으로부터 환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절차의 마련이 필요한데 정신보건법은 사전고지, 불복, 사법심사 등 절차를 전혀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한다”며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심판대상 조항을 계속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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