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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거친 남성 누아르 '아수라' vs 로코 퀸의 귀환 '브리짓

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기사 이미지

[사진 `아수라` 스틸컷]

 
아수라
각본·감독 김성수
출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제작 한재덕
촬영 이모개
미술 장근영
무술 허명행
장르 액션, 누아르 상영 시간 132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9월 28일
줄거리
암 말기 환자인 아내를 둔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부패한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수하로 활동하며 온갖 더러운 일을 도맡는다. 박성배가 맡긴 임무를 수행하던 한도경은 의도치 않게 자신의 상사(윤제문)를 죽이게 되고,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로 하여금 박성배를 보필하게 한다. 한편 박성배의 비리를 입증하려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은 한도경을 협박한다. 박성배와 김차인의 압박 속에서 한도경은 점점 궁지로 빠져든다.

별점 ★★★
거친 남성 세계에서 벌어지는 힘과 속도의 격돌.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에 이어 이번에도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세계를 이루는 요소들이다. 재난 블록버스터 ‘감기’(2013) 이후 3년 만에 그가 내놓은 복귀작 ‘아수라’는 ‘무간도’ 시리즈(2002~2003), ‘신세계’(2012, 박훈정 감독) 같은 누아르영화와 비슷하되 조금 다른 노선을 택한다.

이 영화는 선악을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세상에 찌든 다섯 남자들의 운명이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복잡하고도 흥미롭게 짚는다. 다섯 배우는 그간 쌓아 온 각자의 친숙한 이미지를 일부 계승하되, 약간의 캐릭터 변주로 강한 흡인력을 발휘해 관객을 사로잡는다.

‘아수라’는 촬영에 상당 부분 빚진 영화이기도 하다. 이모개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좁은 복도, 계단 등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공하며 누아르 장르의 비장한 색채와 깊이를 더한다. 폭우 속 차량 추격전에서의 현란한 카메라 워킹은 분명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성취라 할 만하다.

그러나 ‘아수라’의 한계점은 극이 끝나갈 때쯤 여실히 드러난다. 매 장면마다 화려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와 톤은 무척 불균질하다. 하드보일드 누아르로 시작한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를 거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에 등장할 법한 과장된 액션 시퀀스로 마무리된다. 주인공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은 지옥도를 지독하게 세부 묘사하는 데만 관심 있을 뿐, 그 속에 얽힌 갖가지 욕망과 정서를 거대한 그림으로 완성하지 못한다.

배우들의 열연은 뜨거운 용광로처럼 극 전체를 뜨겁게 달군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남발되는 욕설과 잔혹한 폭력 묘사, 밋밋하게 소모되는 여성 캐릭터는 관객의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고석희 기자

★★☆ 연기력으로 캐릭터 자기 복제를 이겨 낸 배우들과 끝까지 몰아붙이는 카체이싱 장면에선 눈을 뗄 수 없다. 하지만 단순히 제 욕망에만 반응하는 캐릭터들에 공감하기 어렵다. 악인들의 지옥도를 보여 주는 방식이 날것의 폭력뿐이라는 점도 아쉽다. 이지영 기자

★★☆ 도경은 위태롭게 도시 뒷골목을 헤매던 ‘비트’의 민(정우성)을 연상케 한다. 권력 다툼에 희생되는 ‘40대 민’의 수난기라 할 만하다. 문제는 이 이야기를 지나치게 반복한다는 점이다. 이야기의 빈틈을 메우는 건, 기예에 가까운 자동차 추격신과 빛나는 배우들이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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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립반윙클의 신부` 스틸컷]

 
립반윙클의 신부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쿠로키 하루, 아야노 고, 코코
장르 로맨스, 멜로 상영 시간 119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9월 28일
줄거리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나나미(쿠로키 하루)는 SNS 플래닛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그곳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까지 한다. 하지만 결혼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거짓말로 인해 나나미는 일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는 플래닛을 통해 서비스맨 아무로(아야노 고)와 ‘립반윙클’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마시로(코코)를 만난다.

별점 ★★★
SNS는 현실의 공허함을 채워 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익명성을 담보로 한 SNS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위장할 수 있으니까. SNS에서 또 다른 나를 만들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과연 ‘인간 대 인간’으로서 소통이 가능할까. ‘립반윙클의 신부’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나나미는 SNS 플래닛에선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지만, 현실에선 어디에도 속내를 터놓을 이가 없는 외로운 사람이다. SNS 플래닛을 통해 만난 남자와 결혼하던 날, 나나미는 SNS에 ‘인터넷 쇼핑하듯 한 번의 클릭으로 남편을 얻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결혼식에 부를 친척들이 없어 남편을 속이고 ‘가짜’ 하객 서비스를 이용한다. 가장 솔직해야 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계속 거짓을 늘어놓는 나나미는 점차 진짜 자신마저 잃어버린다. 이 영화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나나미의 절박한 순간을 보여 주며 가상이 아닌 현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제목의 ‘립반윙클’은 W 어빙의 단편집 『스케치북』에 수록된 소설 ‘립 반 윙클’에서 따왔다. 게으른 남성 립 반 윙클이 산에 올라가 낯선 이에게 술을 얻어 마신 후, 하룻밤 만에 20년의 세월이 흘러 버린 세상에 새롭게 적응해 살아간다는 이야기. “어감 때문에 선택한 제목이지만, 소설처럼 새로운 미지의 문을 열어 나가는 전개가 됐다”는 이와이 슌지 감독 말처럼 나나미는 자신의 삶을 바꿔 줄, 그와는 전혀 다른 성향의 인물인 마시로에게 위로받으며 조금씩 진정한 ‘나’를 찾아 성장해 나간다.

이 영화에서는 일본의 사계를 자연광으로 담아낸, 이와이 감독 특유의 영상미도 돋보인다. 관계의 복잡한 삶을 그리는 이와이 감독의 건조하면서도 독특한 감성이 반갑다. 이지영 기자

★★★ 진정한 소통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소셜 미디어 시대의 서글픈 풍경. 애틋한 서정성을 포착하는 이와이 감독 특유의 연출력은 여전하지만, 극 전체의 분위기는 전작에 비해 한층 건조해졌다. 장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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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스틸컷]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감독 샤론 맥과이어
출연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패트릭 뎀시, 엠마 톰슨
장르 코미디, 로맨스 상영 시간 123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9월 28일
줄거리
어느덧 마흔세 번째 생일을 맞은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 방송국에선 베테랑 뉴스 쇼 PD로 인정받고 다이어트에도 성공했지만, 그는 여전히 혼자다. 우연히 옛 연인 마크(콜린 퍼스)와 재회한 브리짓은 그와 뜨거운 밤을 보내며 애정을 확인한다. 얼마 뒤 임신했음을 알게 된 브리짓. 문제는 마크와 만나기 전, 록 페스티벌에서 만난 연애 정보 회사 CEO 잭(패트릭 뎀시)과도 하룻밤을 보냈다는 사실. 아이 아빠는 대체 누구일까. 브리짓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별점 ★★★
브리짓이 돌아왔다. 당신이 그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을 고스란히 품고서. 독신 생활을 겪어 본 20~40대 여성이 아니어도 좋다. 1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 샤론 맥과이어 감독)를 재미있게 추억한다면, 누구든 눈물 나게 낄낄대며 공감할 영화다.

헬렌 필딩의 원작 소설에서 서른두 살로 첫 등장했던 브리짓은 어느새 40대가 됐다. 그러나 바뀌지 않은 것이 많다. 그는 여전히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며, 그 여파가 아무리 심각해도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길 배포가 있다.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어도, 움츠러들기보다 뭐라도 하나 해 보려다 또 사고를 치는 브리짓. 이처럼 보는 이를 덩달아 웃게 만드는 낙천성이야말로 그의 매력 아니던가.

1편을 연출한 샤론 맥과이어 감독이 복귀한 덕분일까(맥과이어 감독은 원작자 필딩의 친구이자, 브리짓의 실존 모델로 알려졌다). 브리짓을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는 데 더 방점이 찍혔던 2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2004, 비번 키드론)에 비해, 매 순간 브리짓의 생생한 반응과 감정 묘사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여성 감독이 모든 영화를 연출한 시리즈로서, 여성 주인공이 나이 듦에 따라 느낄 법한 심리를 섬세하게 드러낸 것도 반가운 지점.

보수적인 영국 마을 시의원에 출마한 브리짓의 엄마가, 40대 비(非)혼모 딸을 통해 서서히 고정관념을 깨는 등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념을 위트 있게 비튼 장면들은 박수칠 만하다. 팽팽하게 자웅을 겨루던 두 남자와의 삼각관계가 중반 이후 다소 억지스럽게 정리되는 측면은 있지만, 이 시리즈 팬이라면 그 이유를 납득하고도 남을 것. ‘남자 영화’가 장악한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여성 영화다. 나원정 기자

★★★ 캐릭터와 시리즈, 관객이 함께 나이 드는 재미가 뭔지 알고 있는 영화. 거창한 의미 부여 없이 여전히 엉망진창,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온 우리의 친구 브리짓 존스가 반갑다.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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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다가오는 것들` 스틸컷]

 
다가오는 것들
감독 미아 한센 러브
출연 이자벨 위페르, 에디트 스콥, 앙드레 마르콩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02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9월 29일

  줄거리
프랑스 파리의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나탈리(이자벨 위페르)는 특별할 것 없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하인츠(앙드레 마르콩)가 갑작스레 결별을 선언하며 나탈리의 평화롭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별점 ★★★☆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며 다가오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영화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내가 길러 낸 이들에게서 듣는 비아냥, 유지하기 힘든 지난날의 명성처럼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나탈리의 쓸쓸한 마음을 공들여 그린다. 그 덕일까. 늙었다고 해서 삶이, 삶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결말이 더욱 뭉클하다. 무엇보다 배우 이자벨 위페르의 품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임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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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할머니의 빈집` 스틸컷]

 
할머니의 먼 집
감독 이소현
출연 박삼순, 이소현
장르 다큐멘터리 상영 시간 92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9월 29일
줄거리
소현이 취업 준비를 하던 어느 날, 그의 외할머니는 자살을 시도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소현은 틈날 때마다 전남 화순에 사는 할머니의 집으로 가 곁을 지킨다. 소현의 카메라에는 할머니와 가족의 일상이 차곡차곡 담긴다. 그러던 와중, 뜻밖의 일이 벌어진다.

별점 ★★★
첫 장면부터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기 쉽지 않다. ‘할머니’란 그런 존재다. 손주 입에 밥 한 숟가락 들어가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고, 부모님보다 더 큰 품을 내어 주고, 꼬부랑 허리로 걸어가는 뒷모습만 봐도 눈물 나게 하는 존재.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 자랐던 이소현 감독이 아흔 살이 넘은 할머니 곁에서 일상을 기록한 이 다큐멘터리는 가장 개인적인 기록인 동시에,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경험한 우리 모두의 것이다. 늙어 간다는 것, 죽음에 대한 성찰을 자연스레 담아낸 카메라가 전하는 울림이 깊다.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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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고석희, 이지영, 나원정, 임주리 기자 h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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