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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만 키운 권익위

국민권익위원회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의 주무부처로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1년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법이 시행됐지만 직무 관련성 범위 등을 놓고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권익위는 법 시행에 맞춰 김영란법 신고 접수처를 개설하고 관련 부서인 청탁금지제도과를 신설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지만 대응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현재 권익위 내 법 위반 신고 접수 직원은 2명, 신고 내용 조사 담당 직원은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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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종합민원사무소에 ‘김영란법’ 위반 신고접수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①권익위는 어떤 기관인가
권익위는 2008년 2월 부패방지와 국민권리 보호구제를 위해 출범했다. 권익위법(부패방지 및 권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청렴위원회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행정심판위원회의 기능을 합쳐 만들어졌다. 사실상 모태는 2002년 김대중 정부 때 마련된 부패방지위원회다. 부방위는 2005년 국가청렴위원회로 개명됐다가 2개 기관을 흡수해 국민권익위로 통합됐다. 직원 수는 장관급 위원장 이하 500여 명으로 ▶부패방지국 ▶행정심판국 등 4국으로 구성돼 있다. 김영란법을 담당하는 청탁금지제도과는 부패방지국 소속이다.

시원한 답변 없고 신고접수 2명 조사관 5명뿐, 홈피 질문 답 못한 건수 5100건
해석도 오락가락 무조건 안 된다고 했다가…식사 3만원도 기업 협찬도 예외 인정

 
②유권해석은 누가 하나
권익위 청탁금지제도과의 인원은 과장을 포함해 9명이다. 법 시행 전까지 한시적으로 있던 김영란법 태스크포스(TF)팀이 청탁금지제도과로 독립했다. 쏟아지고 있는 유권해석은 이 과에서 맡고 있다. 과 직원인 변호사 2명이 담당한다. 2015년 3월 김영란법 제정·공포 이후 1년6개월간 시행령 제정과 유권해석 업무를 맡아왔다. 그러나 28일 현재 권익위 홈페이지나 직접 접수된 민원,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문의 중 답변을 못한 것만 5100건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사안은 단시간 내 해석이 가능하지만 특히 기업체 등에서 접수되는 사례는 복잡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각 케이스에 대해 논의 과정을 거쳐 원칙과 근거를 마련해 답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공직자와 달리 언론·교직원 등에 대해서는 처음 적용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고 민간인이면서 공직 업무를 하는 공무수행사인의 범위와 관련해서도 답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청탁금지제도과는 이날부터 법 위반 신고에 대한 조사도 담당한다. 하지만 조사관이 5명밖에 없어 크게 부족하다.
 
③갈팡질팡 유권해석
권익위는 각종 질의에 대해 대부분 “무조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뒤집히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일고 있다. 가령 권익위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자가 3만원을 초과하는 식사 접대를 하는 것은 예외 없이 위법이라고 못 박아 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외교부는 “외교활동과 관련한 공식행사의 경우 음식물을 제공받을 수 있는 3만원의 가액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외교부가 권익위와 협의한 결과라고 밝혀 결과적으로 권익위 스스로 외교부에 한해 예외를 인정해준 꼴이 됐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권익위는 지난 22일 경조사비 반환 범위를 수정하며 이미 말을 바꿨다. 당초 10만원을 초과해 경조사비를 받았을 경우 받은 금액 전체를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초과분만 반환하면 된다고 유권해석을 뒤집은 것이다. 기업체의 협찬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초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며 법 위반이란 입장을 냈다가 기업들의 강한 반발로 ‘정당한 권원(權原)일 경우 가능하다’고 조건부로 해석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지난 27일 권익위의 직무 관련성에 대해 “범위를 너무 넓혀 놔서 고무줄처럼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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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식사 접대가 3만원을 초과하면 안 되는데, 외식 상품권은 5만원이 가능하다고 권익위가 해석해놓은 것도 모순이란 지적이다. 법무법인 주원의 조상규 변호사는 “권익위가 일관된 기준이 없이 사례에 따라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권익위의 김영란법 적용 원칙이 달라질 수 있어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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