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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주인공 찾아 칭찬 꽃다발 릴레이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오아시스가 숨어 있기 때문’이란 말이 있잖아요. 세상이 각박하고 슬프지만 찾아보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가 많아요. 오아시스를 찾아내고 연결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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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숨은 의인들을 찾아 꽃을 선물하는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 [사진 우상조 기자]

비영리법인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42) 대표는 ‘꽃을 전하는 남자’다. 사람들에게 꽃 한 송이를 선물하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e메일을 보내고 나눔에 뜻을 가진 사람들을 모은다. 2014년 법인을 설립한 후 처음 한 일이 우리 주변의 미담을 담은 그림 편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매일 흉흉한 뉴스가 넘치잖아요. 그 안에서 한순간이라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하루에 8만~15만 명 정도가 저희 메일을 확인해요. 월~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쯤 보내는데, 이젠 조금만 늦어도 문의가 올 정도로 기다리는 분이 많습니다.”

비영리법인 ‘따뜻한 하루’ 김광일 대표
선행 가게엔 ‘꽃잎 바람개비’ 문패
“한 달 하루 재능 기부하는 사회로”

김 대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서른 살 무렵 자선단체로 직장을 옮겼다. 10여 년간 일하며 많이 배웠지만 아쉬운 마음도 커져 갔다고 했다. “조직이 커지면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일이 많아지죠. 나눔 자체보다는 보여주기에 더 신경을 쓴다고 할까요.” 주는 이와 받는 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서로 마음을 열고 보듬는 진정성 있는 기부를 꿈꾸며 ‘따뜻한 하루’를 시작했다. 현재 ‘따뜻한 하루’에선 난치병 어린이 돕기, 해외 아동 결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숫자나 금액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김 대표는 “흔히 한 사람이 한 명을 돕는 1대1 결연을 많이 하지만 우리는 두 사람이 한 팀이 돼 한 아이를 돕는다. 그러면 주는 이의 부담도 덜하고, 받는 사람도 안심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꽃’을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한 일을 한 이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칭찬 꽃 릴레이’다. 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을 구한 놀이공원 직원, 성추행 위기의 여성을 도운 고등학생 등이 ‘따뜻한 하루’가 보낸 꽃다발을 받았다. 고객들이 안 쓰는 안경을 고쳐서 기부하는 안경점, 중고 컴퓨터를 모아 복지시실에 보내는 전파사 등 선행에 앞장선 가게에 ‘꽃잎 바람개비’ 문패를 달아주는 일도 하고 있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내가 들고 뛰면 돌릴 수 있잖아요. 사회를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내가 행동하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는 음식이 들어가도 위가 움직이지 않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 예지에게 받았던 감동을 이야기했다. “예지는 머리가 아주 길거든요. 어느 날 ‘자르면 더 예쁠 것 같다’고 했더니 ‘소아암 환자들에게 가발을 선물하려고 기르고 있어요’ 하더라고요.” 치료가 힘든 병과 싸우면서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소녀. 김 대표는 “나눌 수 없는 사람은 없다는 걸 예지를 보며 느꼈다”며 “꼭 돈이 아니더라도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모든 사람이 한 달에 하루 정도만 나보다 어려운 이를 위해 ‘재능 기부’를 한다면 이 사회가 정말 따뜻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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