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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보다 값진 300만원…팬들이 만든 여성 리그 ‘꽃보다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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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꽃보다 바둑 여왕전’에 출전한 26명의 여자 프로기사들이 스위스리그로 진행되는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 한국기원]

최근 프로 바둑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로 바둑이 반짝 관심을 끌었지만 기전은 급속도로 줄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프로 기전의 시초인 국수전을 포함해 명인전·렛츠런파크배·여류명인전 등 4개의 기전이 잠정 중단됐다.

바둑시장 불황으로 대국 기회 줄어
여자 프로기사 위해 수강생들 후원
“크라우드 펀딩 등 고민해야 할 때”

이런 상황에서 바둑 팬들의 후원으로 탄생한 바둑 대회가 있어 화제다. 27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개막한 ‘꽃보다 바둑 여왕전’은 여자 프로기사들이 운영하는 바둑 학원인 ‘꽃보다 바둑센터’ 수강생들이 여자 프로바둑의 발전을 위해 돈을 모아 만든 대회다. 대회를 후원한 김양국씨는 “바둑에 대한 애정이 깊은데 바둑 시장이 불황이라 기전이 줄어 여자 프로기사들이 대국 기회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회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 총 규모는 2600만원으로 다른 대회의 절반도 안 된다. 우승 상금과 준우승 상금은 각각 300만원, 180만원으로 다른 대회의 4분의 1 수준이다. 우승 상금이 이토록 적은 것은 우승 상금을 줄이는 대신 출전 선수들의 대국료를 최대한 늘렸기 때문. 우승자 한 명을 조명하기보다는 다수의 여자 프로기사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예선전에 스위스리그(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계속해서 대결해서 승수로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를 도입해 여자 기사들이 최대한 많은 실전 대국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예선에 출전한 총 26명의 여자 프로기사들은 27~30일 4회전의 스위스리그를 통해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린다. 본선에 오른 12명은 6명씩 양대 리그를 펼쳐 각 조 1위와 2위가 준결승에 진출한다. 준결승은 10월 21일, 결승전은 10월 25일 열린다.

대회에 출전한 문도원 3단은 “다른 기전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아 아쉽지만 후원해 주신 회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멋진 바둑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림 2단은 “대국 기회가 많지 않은 프로기사들에게 단비 같은 기전”이라며 “여자 프로기사들이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는 기존의 기전 유치 방식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이다. 손근기 5단은 “기전 유치도 새로운 포맷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는 바둑계가 기전 유치를 전적으로 기업 후원에 의존하기보다는 크라우드 펀딩, 스토리 펀딩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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