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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하나라도 어긋나면 손실…ELS 곳곳에 함정

지난해 5월 은퇴한 A씨는 증권사 직원 권유로 퇴직금 중 일부를 3년 만기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 홍콩H지수 등 3개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때보다 50% 넘게 하락하지 않으면 연 8%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에 끌렸다.

“설마 주가지수가 반토막날까”라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곧바로 투자를 결정했다. 그런데 올해 2월 홍콩H지수는 중국경기 둔화 우려 등의 악재로 A씨가 가입했을 때보다 50% 넘게 떨어져 원금손실(녹인) 구간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A씨는 더 이상 원금 보장을 받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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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원금손실 구간을 찍으면 원금보장이 안 된다’는 가입조건 때문이다. 2018년 만기 때 H지수가 가입시점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손실을 보게 된다. A씨는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투자했던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는 ELS와 DLS(파생결합증권) 같은 파생결합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묻지마 투자’의 전형적인 사례다. 저금리시대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로 각광받는 ELS·DLS는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지만 그만큼 위험 요인도 있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내놓은 파생결합상품 투자 유의사항을 소개한다.

우선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기초자산이 반토막 나지 않는 이상 손실이 안 나기 때문에 사실상 원금보장이 된다”며 가입을 권유하는 금융회사 판매직원의 설명을 믿어선 안 된다. 홍콩H지수의 사례처럼 기초자산이 크게 하락해 원금손실을 볼 수 있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자산 수가 많으면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수익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손실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투자자가 기초자산이 많으면 손실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착각한다. 금융감독원 김신 파생상품팀장은 “펀드와 달리 파생결합상품은 분산투자할수록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또 가입 시 제시한 수익률이 높을수록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일수록 투자자에게 고금리를 제시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파생결합상품은 일단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규모가 다른 금융상품보다 크다. 평상시에는 손실보다 수익이 날 확률이 높도록 설계했지만 금융위기 등의 돌발 위험요인 발생에 따른 주가급락에 대해서는 방어수단이 부족한 탓이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3~2015년 손실 상환된 ELS의 평균 손실률은 37.28%였다.

예금자보호대상도 아니다. ELS·DLS는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무담보·무보증 증권이다. 수익이 났다 하더라도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가 파산하면 원금과 수익을 잃게 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파생결합상품도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 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ELT)·주가연계펀드(ELT)도 상품 구조가 비슷하고 손실 가능성도 ELS와 거의 같다.

 
◆파생결합상품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폭 이상 등락하지 않으면 원금과 가입시 약속한 수익금을 주는 파생상품. 주가지수·주식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주식 말고도 원자재 등의 다른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넣는 파생결합증권(DLS)이 대표적이다. 상품구조는 큰 범주에서 가입기간 중 원금손실(녹인·Knock in) 구간에 한 번이라도 들어가면 원금보장 조건이 사라지는 ‘녹인형’과 원금손실구간 없이 만기시 기초자산가격으로 수익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노(No)녹인형’으로 나뉜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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