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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줄고, 해지 늘고…복병 만난 ISA

‘만능통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알고 보니 무능통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신규 가입은 주는 데 비해 해지는 늘고 있다.

5개월 만에 1017억 빠져나가
은행 일임형 수익률도 저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ISA 가입자 및 투자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 ISA의 신규 가입액은 ISA가 출시된 3월 3770억원에서 출발해 6월까지 월 40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7월 들어 1942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해지금액은 3월 30억원에서 7월엔 418억원으로 늘었다. 5개월동안 빠져나간 금액만 101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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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통해 ISA에 가입한 사람의 수도 3월 110만 명에서 7월에는 5만 명으로 급전직하했다. 반대로 ISA 해지자는 3월 5000명에서 7월 2만2000명으로 늘었다. ISA의 인기가 시간이 갈수록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ISA는 연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예·적금과 펀드·파생결합증권과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장기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국민의 금융자산을 늘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손익을 합산해 이익이 난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는 데다 연수익 200만원(총 급여 5000만원 이하는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200만원 초과분부터는 9.9%를 과세하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크다는 게 금융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출시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ISA는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이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SA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의무 가입기한이 5년으로 긴 데다 중도 해지 시 이자에 대해 소득세로 15.4%를 물어야 한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손실 위험이 큰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이자 소득이 예상 외로 낮을 수 있는 데다 금융회사에서 떼 가는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세제 혜택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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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 한계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수 손실을 우려하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가입 대상이 축소되고 가입기간도 느는 등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고 말했다.

ISA는 출시 이후에도 ▶불완전판매 ▶깡통계좌 ▶수익률 계산 오류라는 ‘3종 오명’에 시달렸다. 시행 초기 실적 경쟁에 내몰린 금융회사의 창구 직원들이 고객의 투자 성향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계좌 수를 늘리면서 논란이 됐다. 금감원이 박용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투자 성향 분석 없이 ISA에 가입한 사람은 29만 명(5월 말 기준)에 달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깡통계좌’로 불리는 1만원 이하의 ISA 비중은 57.1%다. 8월 말엔 기업은행 등 7개 금융회사의 47개 일임형 ISA 상품의 수익률이 잘못 공시되는 악재까지 터졌다.

충분히 준비가 되기 전에 금융 당국이 ISA 도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 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ISA의 판매창구를 늘리기 위해 일임형 ISA 운용 능력이 떨어지는 은행권에 ISA 판매를 내맡긴 결과”라며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수류탄을 떠안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이 직접 투자를 맡아서 고객의 자금을 굴리는 일임형 계좌의 수익률은 초라하다. 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KB국민·기업·신한·우리 등 4개 은행의 일임형 ISA 출시 후 3개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의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0.21%)를 기록하는 등 모두 저조했다. 국민은행(평균 0.14%)·기업은행(평균 0.11%)도 연이율로 환산하면 0.5% 이하의 저조한 성적이다. 적어도 연 1%의 이자는 주는 은행 정기예금보다 낮다. 우리은행(평균 0.71%)만이 그나마 연이율 환산 시 2.84%로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박 의원은 “은행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뒤늦게 일임형 상품 취급 인가를 받아 인력 운용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은행은 실적 경쟁보다는 투자인력과 전문성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ISA는 장기 투자에 세제 혜택을 주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는 긴 호흡으로 투자를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금융 당국도 세제 혜택 확대를 통해 상품의 매력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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