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김영란법 학교 현장···자양강장제, 선생님 빼고 버스기사만

학교 현장의 분위기 달라졌다.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공립초교 운동장. 학부모 10여명이 이날 예정된 6학년 수학여행 배웅을 위해 운동장에 모였다. 예년과 달리 교사를 위한 간식을 든 학부모는 없었다. 학급담임에게 학생 간식을 건넬 때에도 "아이들 간식인데 아이들 배가 고프다고 할 때 먹여달라"며 아이 간식임을 재차 말했다. 자양강장제 한 박스를 들고 온 한 학부모는 버스 운전자 6명에게만 자양강장제를 한 병씩 건넨 뒤 남은 4개는 도로 챙겨가기도 했다. 이 학교 교사 박모(30)씨는 "보통 수학여행 간다고 하면 담임 먹으라며 과일이며 커피·쿠키·육포 같은 간식을 많이 싸오는데 사전 공지를 해서 그런지 그런 게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학교 정문의 풍경도 바꼈다. 상당수 학교는 아침부터  '어떠한 형태의 선물이나 청탁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과 '물품보관함'을 정문에 설치했다. 학부모가 음식물·선물을 들고 온 경우 정문에 맡겨두게 하기 위해서다. 이날 서울 도봉구 서울외고 앞에는 '부정청탁 금지법을 적용받는 기관으로서 음료수도 받을 수 없습니다. 성원과 격려의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배치됐다. 이 학교 경비실 관계자는 "시행 첫 날이라 부담스러워서 그런지 학교를 찾아온 학부모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후 1시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엔 학교지킴이 3명이 정문에 배치돼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모를 살피고 있었다. 상담주간이라 학부모 방문이 잦았지만 핸드백 외에 음식물이나 쇼핑백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 학교 관계자는 "상담기간 동안 선물이 오갈 수 있기 때문에 정문에서 일차적으로 확인한다"며 "학생 상담도 대강당에서 각 학급당 책상 하나씩 놓고 한 명씩 불러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42·여)씨는 "얼마 전 가정통신문으로 김영란 법을 안내 받았고, 문자로도 담임이 '아무 것도 가져오지 않으시는 게 도와주시는 일'이란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장모(40·여)씨는 "학부모들끼리 정말 아무것도 안 사가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지만 대부분 그냥 왔다. 앞으로 '뭐 사가야 하나' 신경쓰지 않아서 학교 오기가 더 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① "밥값 각자 계산해"… 달라진 국회 풍경
② '김영란 공연 티켓' 등장···두 장 사도 5만원 이하


교사들은 대체로 김영란법 시행을 반기는 분위기다. 교사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지난 27일 교사 6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7.6%가 시행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이전에도 학부모와의 관계를 부담스러워 하는 교사들이 많았다. 모호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학부모에게도 선물 등을 아예 못 가져오도록 명시해 좋아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노진호·백민경 기자 yesn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