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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전날, 대법의 문제제기

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이 시행된다. 본격적인 ‘1/n’ 시대의 개막이다.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더치페이’(각자내기)로 식대 등을 계산해야 한다는 뜻에서 김영란법은 ‘1/n’법으로 불린다. 하지만 당장 법률이 시행돼도 모호한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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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의 직무관련성 해석
범위 너무 넓어 고무줄 법 우려
판사는 어느 법조인도 못 만나”

대법원(원장 양승태)은 27일 전국의 법관 및 법원공무원에게 배포한 80쪽 분량의 문건(‘청탁금지법 Q&A’,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 작성)에서 김영란법 주무부서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내놓은 유권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금품 수수 등에 따른 처벌 여부를 결정할 직무관련성 부분에서였다.

예컨대 사업가가 고교동창인 공무원에게 5만원짜리 밥을 샀을 때 직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의 목적이라면 3만·5만·10만원 이하 식사·선물·경조사비 제공이 가능하다. 친구끼리 사교상 만난 것으로 보면 5만원도 가능하지만, 직무관련자로 보면 식대 한도 3만원을 넘겼으므로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권익위는 만남이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직무관련성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교동창끼리 5만원짜리 식사를 해도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문건에서 “법원이나 이전의 판례에서는 직무관련성을 ‘본인이 담당하는 구체적인 직무’라고 봤는데 국민권익위원회는 직무관련성의 범위를 너무 넓혀 놨다”며 “이렇게 해석하면 ‘부정성’이 너무 넓어져 법이 고무줄처럼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직무관련성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면 판사는 다른 법조인을 누구도 만나선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향후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판례를 통해 구체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최석림 변호사는 “법원이 앞으로 직무관련성을 어떻게 판단할지는 실제 사건이 발생해 법정에 갔을 때 알 수 있다”며 “당장 오늘부터 현장에서 김영란법을 지켜야 하는 일반 국민은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남편인 강지원 변호사는 “김 전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돈봉투 문화와 공짜 문화를 바꾸기 위해 법을 만들었는데, 이제부터 법은 사회에서 완성해가는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는 공무원 및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언론사의 대표자와 임직원과 그들의 배우자 등 400만 명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상대방도 처벌되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은 사실상 전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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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첫날부터 혼선이 예고된 상태에서 당분간 경제행위는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다. 김영란법 시행 전날인 27일 식당가와 술집은 ‘마지막 만찬’을 위해 북적였다고 한다. 그러나 28일 이후에는 고급 식당과 골프장 예약률이 뚝 떨어진 상태다. 김영란법 위반의 ‘시범 케이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차세현·윤호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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