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독] 양현석 “빅뱅 내놨을 때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냐 욕도 많이 먹어”

YG 20년, 양현석 대표 인터뷰
 
홍대 앞 반지하서 시총 5478억 회사로…YG의 힘은 새로움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1996년 홍대 앞 반지하 사무실에서 가수 기획사(‘현기획’)로 출발한 YG를 시가총액 5478억원(코스닥 57위) 규모로 키워낸 양현석(47·사진) 대표 프로듀서를 단독으로 만났다. 올해는 원조 아이돌 H.O.T. 데뷔로 상징되는 아이돌 20주년이고, YG의 간판 스타 빅뱅 결성 10주년이기도 하다.

지루함 못 참아 계속 업그레이드
노터치 리더십, 빅뱅도 10%만 관여
방송사 음악 순위프로 문제점 많아
우리 가수들 주1회씩만 출연시켜

지난 21일 서울 합정동 YG 사옥에서 만난 그는 “YG패밀리란 말을 써 왔으나 이젠 회사가 너무 컸다. 다른 상징적인 말을 생각할 때가 온 것 같다”며 20주년의 소회를 밝혔다. 실제 YG는 빅뱅·싸이 등 가수뿐 아니라 강동원·이종석·차승원 등 연기자와 모델·코미디언 등이 합류하면서 소속 아티스트가 다양해졌다. 화장품·요식업·의류업 등 사업군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는 “사업 다각화는 앞으로 꾸준히 할 것”이라며 “(문어발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패션·화장품·푸드는 반드시 가져가야 할 사업 분야고 시너지 측면에서 안 하는 게 미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연예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K팝과 한류를 이끄는 ‘YG 제국’의 사령탑이 된 그는 “YG의 경쟁력은 새로움”이라며 “변화하지 않으면 지루해하고 재미없어 하는 내 성격대로 YG를 만들어 왔다. 당시 기준으로는 전혀 아이돌스럽지 않은 빅뱅을 내놨을 땐 양 사장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냐고 욕도 많이 먹었다”고 돌아봤다.
기사 이미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집무실은 서울 합정동 사옥 꼭대기층인 7층에 있다. 집무실 앞 널찍한 베란다에 서면 한강 줄기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사옥을 처음 지었을 때만 해도 동네는 강변북로 옆 낡고 외진 주택가에 불과했다. YG사옥이 들어선 이후 동네 풍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마포구는 YG와 협약을 맺고 “합정동 일대를 한류관광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21일 만난 양 대표는 “회사가 너무 커져서 본사 외에 일곱 군데에 직원들이 흩어져 있다”며 “본사 옆으로 신사옥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정동이 ‘YG타운’으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 추천기사 반기문, 대선지지도 1위…호감도 박원순 3위, 1위는

힙합에 미친 댄서 출신으로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한 그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국가대표’ 기획사의 수장으로 우뚝 섰다. 명함에 적힌 직함은 두개다. ‘회장·대표프로듀서’. “회사 안에서만 회장으로 불려요. 밖에서 회장이라 부르면 불편해요. 편하게 불러주세요. 양현석씨도 상관없고.” 이렇게 말문을 뗀 양 대표는 2시간 반 동안 말을 쏟아냈다. 성공한 제작자답게 “인생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그간 백조처럼 일했다. 물 위에선 우아하게, 물 밑에선 발로 물질 열심히 했다. 죽기살기 일하는 데 뒤지지 않을 자신 있다. YG는 그간 한번도 내려간 적 없이 완만하게 성장했다. 당장 내년의 성과를 올해의 두 배로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험하지 않게 안정적으로 회사를 키우고 싶다. ‘YG패밀리’로 출발했는데 이젠 기획사 식구만 400여명이다. YG푸즈 등 다른 사업군까지 합치면 1000명쯤 된다. 이 모두를 포괄할 말을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기사 이미지
회사 성장 비결이 있다면.
“업그레이드다. 변화하지 않으면 지루하고 재미없어 하는 내 성격대로 YG를 만들어왔다. 핑클·SES가 인기를 얻던 때에 보컬 중심의 빅마마를 데뷔시켰다. 빅뱅도 데뷔 초반에는 욕 많이 먹었다. 저런 애들을 아이돌 그룹이라고 이야기하다니 양 사장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냐고. 최근 데뷔한 블랙핑크의 인기도 마찬가지다. YG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예쁜 걸그룹이니 새롭지 않나. 새로움이 YG의 경쟁력이다.”
기사 이미지

양현석 대표는 알아주는 피규어 수집광이다. 집무실 한쪽 벽면은 그가 수집한 피규어로 가득하다.

사업 다각화 행보가 눈에 띤다.
“화장품, 음식, 패션 등 기존의 YG 콘텐트와 멀지 않은 사업이다. 가수들이 무대 올라갈 때 옷 입고 메이크업한다. 미국의 힙합 뮤지션인 카니예 웨스트도 의류 사업을 한다. 다른 미국가수들도 마찬가지다. 가수가 음악을 표현할 때 다 상품화 될 수 있는 분야다. (사업 다각화를) 안 하는게 미련한 일이다.”
기사 이미지

5인조 아이돌 그룹 빅뱅

빅뱅은 올해 데뷔 10주년이다.
“초반 목표치의 절반은 왔다고 본다. 오래가는 그룹을 만들고 싶어 빅뱅을 만들었고, 10년 활동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였다. 데뷔 당시만 해도 남자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3~5년이었다. 최근 재결성 공연을 한 젝스키스의 무대를 보면서 빅뱅의 10년 뒤를 내다봤다. 해체한 지 16년이 지났는데도 2만 명의 팬이 잊지 않고 와서 음악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면서 빅뱅도 10년쯤은 충분히 더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다.”
빅뱅 멤버들의 군입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나는 군입대 리스크를 제일 작게 보는 사람이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빅뱅의 ‘메이드’ 앨범도 3년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빅뱅이 한순간 지나가는 아이돌이었다면 군입대를 걱정하겠지만, 빅뱅은 다르다. 멤버들의 재능이 군대 다녀온다고 사라지지 않을 거다. 연기자들처럼 군대를 다녀오면 오히려 더 성숙해져서 시대에 어울리는 음악을 계속 만들 거라고 본다.”

인터뷰 도중 문자 메시지가 계속 왔다. 마침 빅뱅의 탑이 보낸 문자였다. 요약하자면 “형의 자식으로서 죄송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이었다. 한자 한자 소리내 읽던 양 대표는 “가수들은 자식과 똑같은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CEO로서 어떤 리더십을 지향하나.
“‘노터치’다. 최근 아티스트에서 제작자로 거듭나고 있는 유희열씨에게도 ‘절대로 음악에 간섭하지 말라. 뒤에서 질문하는 것만 도움 줘라’고 충고했다. 아티스트가 가진 감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과 나는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세대차이도 있고, 거기서 나오는 음악적 결과물도 다르다. 빅뱅의 경우 내가 관여하는 비율이 10% 내외에 불과하다. 내가 할 일은 서태지와 아이들 때부터 시작해 제작자로 20년간 살아온 나의 경험으로 아티스트를 받쳐주는 일이다. 경험만큼 안전한 보호책이 없다고 본다.”
기사 이미지

왼쪽부터 강동원, 차승원, 이종석.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가요계에 조언한다면.
“방송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 바뀌어야 한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할 때와 비교해보면, 프로그램 질은 똑같고 대우는 더 나빠졌다. 방송사는 무대 등 제작환경에 전혀 투자하지 않는다. 시청률은 애국가 수준이다. 기획사·가수들 길들이기용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가수들을 순위 방송에 주 1회만 출연시키는 이유다. 음원 수익도 창작자가 더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통사가 갑이고 콘텐트 제작자(사)가 을인 구조다. 국내 위주로 활동하는 가수들은 더 힘들다. 창작자에게 수익을 더 돌려줘야 좋은 아티스트가 나올 수 있다.”
방송에서 더 자주 보고 싶다는 팬들의 불만도 있다.
“만약 우리 가수들이 순위 프로그램에 나와서 인기가 생긴다면 가서 무릎 꿇어서라도 출연시킬 거다. 팬들을 만족시킬 다른 홍보방법 생각하고 있다. 1년째 고민하고 있는 대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아티스트 발굴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보나.
“박진영씨는 착한 사람을 가장 중요시한다지만 나는 반대다. 우선순위를 두자면 재능있는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 착한 사람 순이다. 20년간 제작자로 일하다 보니 병아리 암수를 척척 구분해내는 ‘병아리 감별사’처럼 대중보다 빠르게 스타를 판단하는 눈이 생긴 듯 하다.”
올해 아이돌 산업도 20주년을 맞았다.
“아이돌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20년간 경쟁해서 이만큼 왔고, 인기 있는 한류 콘텐트를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