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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일반 사건에 대한 검찰의 1차 수사 과감히 줄여야”

대한민국 검사 2058명 그들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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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형 비리 등을 제외한 일반 형사사건에 대한 1차 수사 기능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문영호 전 수원지검장)

법조계 인사들 검찰 개혁 제언
김선수 “권한분산 위해 공수처 도입”
황정근 “법무부 문민화해 검찰 견제”

“검찰 권한 분산을 위해선 공직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이 필수다.”(김선수 변호사)

법조계 인사들은 올 들어 진경준(49·구속 기소) 전 검사장 ‘주식 대박’ 사건, 김형준(46·수사 중)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 사건 등 검찰이 보여준 난맥상의 해결책을 과도하게 집중된 검찰 권한의 분산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검찰 권한 견제가 필요하다”(87%)는 국민들의 목소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다만 권한 분산의 방법을 두고는 견해가 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권·기소권·공판권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조 브로커나 불순한 의도를 지닌 변호사들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지금은 직접 수사 기능을 최소화하는 충격요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검찰의 주요 업무인 일반 형사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 기능을 과감히 축소하고 전국 지검·지청이 착수할 수 있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수 수사도 일본처럼 일부 검찰청만 할 수 있게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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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측 원로들 사이에선 공수처 도입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개혁비서관을 지낸 김선수 변호사는 “검찰의 내부 비리에 대한 수사는 물론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 과정에서 은폐·축소 수사 또는 과잉·편파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독립된 반부패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지난달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공수처 도입 찬성률이 74.3%에 달했다. 특히 여론 주도층인 40대(77%)와 50대(79.7%)에서 공수처 신설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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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3일에 내려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 현판. 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수수, 전모 검사의 성추문(피의자에게 성관계 요구) 등 검찰 비리가 잇따른 뒤 채동욱 검찰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대검 중수부를 없앴다. 이로써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중수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중앙포토]

그러나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손대지 말고 검사 비리 엄단 등 자체 개혁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또 다른 정치적 수사기관을 더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며 “있는 비리를 국민에게 다 알리고 가차 없이 처벌함으로써 검사라도 부정부패를 저지를 때 엄벌한다는 원칙을 확고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검 감찰본부가 검사의 비위에 대해 감찰을 벌인 결과를 전수 공개하는 것도 국민 불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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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분산보다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대책들이 우선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부장판사 출신인 황정근 변호사는 “검찰이 법무부를 사실상 장악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되지 않는 게 큰 문제”라며 “법무부는 인권·국가소송·교정·범죄예방 등 일반 행정 업무와 검찰권 견제 역할에 충실하도록 문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공수처 도입은 일반적 수사기관으로서 검찰의 위상을 지나치게 훼손할 것”이라며 “각급 검찰청 소속 검사들이 검사장을 선출하도록 해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국민들은 연이은 검사 또는 검찰 출신 인사들의 비리와 부정의 최대 원인을 “견제기관이 없기 때문”(27.9%)이라고 꼽았다. “비리나 일탈에 대한 처벌이 약해서”(27.5%), “내부 감독이 부실해서”(21.6%), “인성적으로 문제 있는 검사들이 많아서”(18%)라는 답 등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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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인사들은 신뢰 회복을 위한 검찰 구성원들의 윤리적 각성도 촉구했다. 검찰총장을 지낸 한 인사는 “법치(法治)가 아닌 법치(法恥)다. 오랫동안 특권을 누리 면서 오만해진 게 곪아터지고 있다”며 “대대적인 인성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검사 임용 단계에서부터 정의감과 윤리의식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장혁·김선미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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