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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간장산업 이끈 박승복 샘표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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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장 산업을 이끌어 온 박승복(사진) 샘표 회장이 23일 별세했다. 94세.

초대 총리실 행정조정실장 등 거쳐
간장 파동 땐 CF 출연해 소비자 설득
10년 타던 자동차 장남에게 물려줘

박규회(1902~76) 샘표식품 창업주의 장남인 박 회장은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나 함흥공립상고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식산은행(산업은행 전신)에서 25년간 근무한 고인은 1965년 공직에 투신, 재무부 기획관리실장과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을 거쳐 73년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역임했다. 당시 주민등록번호 제도 도입, 소양강댐 준공, 세종문화회관 설립 등 굵직굵직한 정부 사업을 추진했다.

76년 부친이 별세함에 따라 55세의 늦은 나이에 가업을 이었다. 박 회장은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품질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 그는 평소 구내 식당에서 직원과 함께 식사하고, 분기마다 전 직원 앞에 나서 회사 경영 상황을 직접 설명할 정도로 직원과의 대화와 신뢰를 중시했다.

또 경영 현장에서는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하기도 했다. 85년 이른바 ‘간장 파동’ 당시 박 회장이 직접 TV에 출연해 “샘표는 안전하다. 주부들의 공장 견학을 환영한다”고 말한 일은 국내의 대표적인 리스크 관리 사례로 꼽힌다. 이 TV광고는 최고경영자(CEO)가 광고에 출연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 97년에는 당시 단일 품목 설비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을 짓기도 했다.

고인은 2009년 펴낸 회고록 『장수경영의 지혜』에서 “원칙을 지키니 두려울 것이 없고, 건강하니 어떤 것도 거칠 것이 없다”고 밝힐 만큼 원리 원칙을 중시했다. 또 달력 뒷면을 잘라 메모지로 사용하고, 10년간 타던 자동차를 장남에게 물려줘 40만㎞를 채우고서야 바꾸게 할 정도로 절약을 강조했다. 하루 세 번씩 식초를 마시는 것을 장수의 비결로 꼽으며 실천해 ‘식초 전도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에 샘표는 흑초음료 ‘백년동안’을 개발해 ‘마시는 식초’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회장은 한국중견기업연합회를 설립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23년간 지냈다. 10년간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으로 재직하며 식품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박 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목련장·모란장,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등을 받았다. 유가족으로는 장남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과 차남 유선(개인사업)씨, 딸 혜선·영선·정선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발인은 27일 오전 7시다. 02-3410-3151~3.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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