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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한 번 못 뻗고, 뻗어버린 골리앗

한때 ‘골리앗’으로 불렸던 최홍만(36)이 맥없이 쓰러졌다. 씨름과 격투기 모두에서 최고였던 그가 처참하게 몰락하고 있다.

최홍만, 열살 많은 46세 모와 대결
1라운드 4분6초 라이트훅에 KO 패
8년 전 거인증 수술 후 근력 약화

최홍만은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내 격투기 대회 로드FC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마이티 모(46·미국)에게 1라운드 4분 6초 만에 KO패했다. 펀치 한 번도 뻗지 못한 채 완패한 최홍만의 미래가 걱정되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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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에서 최홍만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다 1라운드 KO패했다. 키 2m18㎝의 최홍만은 자신보다 33㎝나 작고 나이가 열 살이나 많은 마이티 모의 공격에 밀리다 결정타를 맞고 쓰러졌다. [뉴시스]

모는 지난 2007년 3월 일본 K-1에서 최홍만을 KO로 쓰러뜨린 타격가다. 46세인 그의 파워와 스피드는 예전 같지 않았다. 모는 10명의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싸우는 ‘생계형 파이터’일 뿐이었다. 그러나 최홍만은 더 심했다. 카운터 펀치를 허용할까봐 최홍만은 잽도 날리지 못했다. 9년 전과 달리 이 경기는 누워서도 싸울 수 있는 종합격투기였다.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인 최홍만은 그라운드 싸움을 걸 수도 있었으나 뻣뻣하게 서 있다가 상대의 라이트훅을 맞고 쓰러졌다.

챔피언에 오른 모는 “K-1 시절 최홍만과 지금의 최홍만은 다르다. 충격이 누적된 탓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전혀 달라졌다. 친구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신보다 열 살이나 많은 상대가 걱정할 만큼 최홍만의 체력과 기량은 파이터로서 전장(戰場)에 서기엔 위험한 수준이다. 최홍만의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도, 최홍만의 건강을 걱정하는 팬들도 “이제 은퇴할 때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키 2m18㎝의 최홍만은 2003년 천하장사에 올랐던 씨름선수 출신이다. 2004년 소속팀 황소씨름단이 해체되자 최홍만은 단식농성까지 벌였다. 이 때 그의 탁월한 힘과 신체능력을 일본 격투기단체 K-1이 눈여겨봤다. 최홍만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엘리트 씨름선수가 진짜 격투를 하는 게 난센스처럼 보였지만 K-1 선수로 전향한 최홍만은 기대 이상으로 잘 싸웠다. 큰 키와 긴 리치를 앞세워 툭툭 던지는 펀치에 웬만한 선수들은 죄다 나가 떨어졌다. K-1 최고 스타인 밥 샵, 세미 슐트를 판정으로 꺾기도 했다. 뛰어난 쇼맨십으로 한·일 모두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07년 모에게 KO패한 뒤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해 12월 당시 종합격투기 최강자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대등하게 싸우다 진 것이 마지막 불꽃이었다.

최홍만은 2008년 6월 뇌하수체 종양제거 수술을 받았다. 거인증(말단비대증) 치료를 위한 것으로 수술 후 성장호르몬이 예전처럼 분비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홍만의 근력과 맷집이 약해진 건 수술 직후부터였다. 수술을 받은 뒤 레이 세포, 미르코 크로캅에게 연패한 최홍만은 2009년 메이저리그 강타자 출신 호세 칸세코를 1라운드 KO로 이겼다. 이기긴 했지만 이 때부터 최홍만은 ‘서커스 매치(격투보다는 쇼에 가까운 경기)’의 일원이 됐다. 로드FC에서 치른 4경기(2승2패)가 모두 그랬다.

일본에서 수십 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최홍만은 현재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편이다. 지인으로부터 빌린 1억여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됐고, 올해 초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4월엔 후배 파이터 권아솔(30)이 “최홍만은 격투기를 이용해 돈벌이만 생각하는 것 같다. 운동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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