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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깜빡 잊어버리고 말 어눌한 노인들, 다 치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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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의심되는 경우 조기 진단을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면 치료 반응을 높이고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중앙포토]

고령층에게 치매는 암만큼 두려운 존재다. 치매 증상을 애써 무시하거나 나이 탓이라 여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치매 증상은 숨은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탄일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의외로 쉽게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치매와 헷갈리는 질환과 특징을 알아봤다.

치매와 헷갈리는 질환

비타민B 결핍도 기억력 저하 유발
치매는 한 가지 병이 아닌 증후군(증상 복합체)이다. 기억력, 언어능력 등 지적 능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문제를 겪을 때 치매라고 진단한다. 원인 질환은 50가지가 넘는다. 전체 환자의 약 70%는 치료가 어려운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다. 나머지는 겉보기엔 치매여도 실제론 치료·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다.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매가 더욱 악화되고 목숨까지 잃을 수 있어 조기에 대처하는 게 필수다.

이런 질환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뇌 관련 질환이다. 뇌종양, 뇌를 감싸는 막에 피가 고이는 경막하출혈, 뇌실에 물이 차는 뇌수종(정상압 수두증),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줄중이 대표적이다. 뇌가 압박을 받거나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타격을 입어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에 앞서 뇌졸중을 앓았거나 고혈압 등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 고위험군이다. 비교적 갑자기 기억력이나 언어능력이 떨어지고, 나빠졌다 서서히 좋아지기를 반복하면 한번 의심해 봐야 한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달리 물이나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종종걸음을 걷는 등 행동변화를 동시에 겪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둘째는 대사성 질환이다. 몸의 균형이 깨지면 뇌도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간·신장 기능 이상, 갑상샘 기능 저하, 영양 부족이 꼽힌다. 간·신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처리하는 기관이다. 이들의 기능이 떨어지면 암모니아 같은 독성물질이 혈액을 타고 뇌에 들어가 치매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손을 앞으로 내밀었을 때 전기에 감전되듯 움찔거리는 경우가 많다. 갑상샘 호르몬 분비가 줄면 뇌 활동이 약해지는 동시에 만성피로, 식욕부진, 변비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영양 섭취에서 특히 중요한 건 티아민·엽산 등 비타민B다. 비타민B는 혈액을 만들고 신경세포를 분화하는 데 쓰인다. 알코올 중독자는 기억력 감퇴나 폭력성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은데, 대사 과정에서 비타민B가 소모돼 뇌가 손상을 받기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는 “비타민B는 돼지고기·쌀눈 등에 많지만 나이와 비례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게 된다. 비타민 B가 담긴 약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치매와 증상이 비슷해 ‘가성(가짜) 치매’라고도 불린다. 무기력함과 집중력 장애로 말과 행동이 줄면서 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말하면 우울증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꼭 심리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뇌에 공급되는 혈액이 줄어 나타나는 ‘혈관성 우울증’도 있다. 일종의 뇌졸중 같은 것인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우울증, 불안감 등을 더 자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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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약한 노인, 입원환자 섬망 감별 중요
73세의 김모(여)씨는 오른쪽 허벅지와 무릎 뼈가 부러지는 사고로 큰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자신이 어느 병원에 있는 줄도 몰랐고, 주치의를 아들 이름으로 불렀다. 밤이면 ‘누군가 나를 위협하는 것 같다’며 침대에서 자꾸 뛰어내리려 했다. 가족은 치매인 줄 걱정했지만 김씨의 병명은 섬망(妄)이었다.

섬망은 치매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하나의 질환이다. 노인 또는 수술 환자처럼 심신상태가 허약해진 사람에게 흔하다. 인지 기능이 줄어든 상태에서 심한 스트레스가 일시적으로 뇌에 부담을 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폐렴·요로감염증 같은 감염성 질환, 약물 복용, 영양 불량 등 원인이 다양하다. 수술 후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다 어느 순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치매와 가장 큰 차이점은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동우 교수는 “갑자기 욕을 한다거나 아침저녁으로 증상이 급변하는 게 섬망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수면제 등 약물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익숙한 물건을 주변에 놓는 등 환자에게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치매 진단에는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영상의학검사(MRI·PET) 등 원인을 찾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포함돼 있다. 윤영철 교수는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생각되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 원인을 빨리 알아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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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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