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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 밀집지역 동남권의 지진 불안 해소시켜야

경주 주변에서 1주일 새 규모 5.8의 역대 최대 지진과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국민은 불안하다. 경주를 포함한 동남권이 국내 최대의 원전 밀집지역이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의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 자연재해 자체보다 2차적으로 생긴 원전 손상이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남권에 밀집한 원전의 안전 문제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 외에 인근의 일광단층과 월성단층도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이라는 정부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일부 보도는 그런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2012년 소방방재청에 보고한 내용이라고 한다.

 한반도 지도에서 원전 배치도와 ‘활성단층’을 겹쳐 보면 놀라운 결과가 드러난다. 원전 8기가 몰려 있고 2기가 추가 건설 예정인 고리원전이 일광단층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 떨어진 곳에 있다. 원전 6기가 집중된 월성원전은 울산단층에서 멀지 않다. 지질학적으로 안심하기 힘든 지역에 원전이 밀집한 것은 국민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활성단층의 존재도 문제지만 그 후속조치는 ‘인재’ 수준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2년 정부 용역 연구를 수행하면서 양산단층이 활성화됐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좀 더 신중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부가 인근에 새로운 원전 건설을 할 때마다 양산단층이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주장은 1983년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가 처음 제기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아 학계에서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사안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밀 단층 조사도 없이 이 일대에 원전을 14기나 세웠으며 지금도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원전은 안전이 생명이며, 안전은 국민의 믿음을 얻어야 완성된다. 정부는 이제 지질 조사 자료를 포함해 원전과 관련한 정보를 국민 앞에 공개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보안을 앞세워 숨긴다고 능사가 아니다. 투명성을 높여야 국민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당연히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을 시작으로 일광단층과 월성단층 등 동남권 지역에 대한 정밀 지질조사를 신속하게 실시해야 할 것이다. 예산이나 인력 타령을 할 때가 아니다. 예비비라도 긴급 투입하고, 전국의 전문가 풀을 활용해야 한다. 필요하면 해외 전문가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한다. 지질학적인 안정성 여부부터 파악해야 정확한 원전 안전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이는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조치다. 이와 함께 내진 관련 시설의 보강도 서둘러야 하며, 재난 대처 매뉴얼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지진시대라는 새로운 상황에 맞춰 원전 안전 시스템을 새롭게 설정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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