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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국민정서법 위반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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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게 지원해준 돈이 결국 핵개발에 쓰였다.’ 평소 북한에 강경한 분들의 일반적인 생각인데,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언급했습니다. “대화를 위해 북한에 주었던 돈이 핵개발 자금이 됐고, 협상을 하겠다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북한은 물 밑에서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그 시간을 이용했고….” 딱 부러지게 적시하진 않았지만 김대중 정부의 대북 송금을 연상시킵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대북 제재 무용론, 사드 배치 반대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최근의 한반도 상황과 국내 여론 등을 염두에 두고 꺼낸 ‘작심 발언’으로 보입니다. 그에 동의하는 이들은 결집할 것이고, 동의하지 않는 이들 역시 그들대로 뭉칠 듯합니다.

박 대통령은 야권에서 제기하는 미르재단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이런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무책임한 비방과 폭로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비방이고 어디까지가 합리적 의심인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론 국민들이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조업에서 대규모 공급과잉이 몇 년째 계속된다면 벌써 구조조정에 올랐을 겁니다. 그런데 농업, 그것도 쌀 농사에선 얘기가 달라집니다. 올해 쌀 농사는 4년 연속 대풍이 예상됩니다. 벼 재배면적은 줄었지만 온난화 덕에 수확량은 더 늘었다 합니다. 활짝 웃어야 할 농부의 얼굴엔 되레 그늘이 드리워집니다. 쌀 재고는 넘쳐나고, 소비는 꾸준히 감소하고, 수확은 계속 증가하니, 농부에게 풍년은 거의 재앙입니다. 묵은 쌀 보관비만 매년 5000억원이 듭니다. 쌀값은 6년 만에 최저수준입니다. 오늘 열린 쌀 당정협의에선 초과 생산분 정부 매입, 비축미에 대한 우선지급금 인상 등이 거론됐으나 근본적 대책은 아닙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미루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국민들은 이미 조선·해운업 등에서 잘 봐왔습니다.
 
▶ 관련기사 박 대통령 “대화 위해 北준 돈 핵개발 자금돼”

하필 전기요금 폭탄이 투하된 때 한전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경영실적을 근거로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약 2000만원의 성과급을 받는다 합니다. 지난해 이익을 많이 냈기 때문입니다. 절차상 아무 문제 없습니다만, 불합리한 누진제 탓에 요금폭탄을 맞은 국민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국민정서법 위반사범이 된 한전, 어떻게 처신할지 관심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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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