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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절반 “신규채용 작년보다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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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 남성과 청년이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금융개혁! 창업·일자리 박람회’를 찾아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불황으로 올해 500대 기업 중 절반은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지만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은 뚜렷해졌다. 비용을 들여 인재를 검증하고 교육할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현대중공업은 매년 신입사원 700명, 경력사원 300명 등 총 1000명가량을 뽑아 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500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하반기엔 나머지 500명을 채울 수 없게 됐다. 세계적인 조선경기 불황에 따라 일감이 급감해 조선 부문(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이 대규모 공채를 하기 어려워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업본부별로 기술·연구 등 필수 인력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채용자 수는 신입·경력을 합해 100명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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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상반기부터 연말까지 총 8400명을 목표로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예년보다 약 5%(400명) 늘어난 수치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우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구직자가 반색할 만한 희소식이지만 경력이 없는 대졸 신입이라면 이는 여전히 뚫기 힘든 문이다. 총 채용자에서 신입사원 몫은 2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올해 SK그룹에 취업하는 10명 중 8명은 경력사원이란 뜻이다. 경력직은 수시로 채용하지만 비경력자는 연간 2회 진행되는 치열한 공채 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500대 기업 2곳 중 1곳은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경기가 어렵고 인력 구조조정, 계열사 정리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형편이 어려워진 만큼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기업이 비용을 들여 인재를 검증·선발하고 교육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가뜩이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겐 악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2016년 500대 기업 신규 채용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210개사) 중 절반가량(48.6%)이 올해 신입과 경력을 포함한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였다. 지난해와 비슷한 기업은 40%, 늘린 기업은 11.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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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신규 채용을 축소한 가장 큰 이유는 불황 때문이었다. 지난해 6400명을 선발한 포스코는 하반기에 몇 명을 채용할지 아직도 확정하지 못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사 구조조정과 계열사 축소로 채용은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이 200명을 뽑을 계획으로 일정을 진행 중이지만 나머지 계열사의 채용 일정은 불투명하다.

전경련 설문에서도 응답 기업 절반 이상(52%)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 채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회사 내부 상황이 어려워 신규 채용 여력이 감소(32.4%)한 이유도 컸다. 정년 연장으로 퇴직자가 줄어 신규 채용 여력이 없다는 응답(9.8%)도 눈길을 끌었다. 응답 기업의 62.9%가 이미 정년을 연장해 아버지세대와 자녀세대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규 채용을 늘린 기업은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인재 확보 차원에서(62.5%),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이 좋거나 좋아질 전망이어서(29.2%)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신규 채용이 늘어나도 경력 없이 취직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10곳 중 4곳 이상(44.3%)이 대졸 신입 채용을 줄였다. 경력 없는 대졸 신입 여성이라면 취업 문은 더욱 바늘구멍이다. 신입 채용 중 여성의 비중은 20.3%에 그쳤다.

기업이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투자비용이 적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조사 기업(215개사)의 69.3%가 신입 대신 경력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어 경력사원을 뽑는다’는 응답이 압도적 1위(83.2%·복수 응답)를 차지했다. ‘경력직은 어느 정도 검증이 돼 있어서’(23.5%)라는 응답도 많았다.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경력 채용 직급은 대리급(59.7%)이었고 사원급(36.9%)·과장급(26.8%)·부장급(5.4%) 순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연차는 3년차(38.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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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올해 취업시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정년을 연장한 기업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의무화하고 상생고용 지원금과 같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청년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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