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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6개 딴 50대 거푸집 목수 “배움에 때가 어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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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유복(왼쪽)씨가 건설현장에서 후배들에게 자신의 공부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씨는 20대 중반 형틀목수로 건설 일을 했으며, 50세 때 전문적으로 건축 공부를 시작했다. 건축공학사·소방안전1급 등 자격증만 6개다. 현재는 건축시공 분야 최고 자격인 건축시공기술사 자격을 준비 중이다. [사진 우상조 기자]

“공부에도 때가 있다는 말, 사실 그 말은 틀렸습니다. 배움의 길에 때가 어딨습니까.”

20대 중반부터 건설현장에서 ‘형틀목수(거푸집 설치)’로 일해 온 서유복(59)씨는 ‘건설현장의 소크라테스’로 불린다. 고1 때 중퇴해 학업이 끊겼지만 50세 때 다시 펜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동안 딴 자격증만 건축공학사, 소방안전 1급 등 6개. 2014년엔 대입 검정고시를 쳐서 고등학교 졸업 학력도 갖췄다. 이후 서씨는 현장에서 만나는 후배들의 공부를 돕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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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꾸준히 평생학습을 실천하고 주변인에게 모범이 된 공로를 인정받아 22일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국무총리상·사진)을 받는다. 본지와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원장 기영화)이 공동 주최하는 상으로 올해 13회째다. 평생학습을 위해 노력한 개인과 평생학습 확산에 기여해 온 단체를 발굴해 평생학습자의 롤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홀어머니 밑에서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서씨는 고교 입학 직후 교련복을 살 돈이 없어 학교를 그만뒀다. 20대 중반까지 변변한 직업도 없이 방황하던 그는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건설 일을 시작했다.

이후 30여 년간 서씨는 건설현장에서 열심히 일했다. 2007년 허리를 크게 다친 서씨는 “병실에 누워 있으면서 일을 다시 못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눈앞이 깜깜했다”고 말했다. 이때 그는 건설 일을 제대로 공부하자는 생각에 책을 폈다.

30년 만에 시작한 공부가 쉬울 리 없었다. 무엇보다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 게 힘들었다. 서씨는 “오전 4시에 일어나 일을 마치면 오후 9시가 넘었다. 하루 한 시간 공부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씨는 잠자는 시간을 서너 시간으로 줄이고 틈날 때마다 공부했다. 검정고시를 준비할 때는 수첩에 수학 공식과 영어 단어를 빼곡히 적어 다니며 수시로 봤다. 건축기사를 준비할 때는 집과 사무실 곳곳에 건축 법규를 코팅해 써 붙였다.

일감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학원에 등록해 건축구조역학 등 심화 과목을 배웠다. 2008년 거푸집기능사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위험물기능사·건축기사·건설안전기사 등의 자격을 얻었다. 서씨는 “자격증을 따면서 중간관리자로 승진도 하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요즘엔 후배들에게 자신의 공부 비법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서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상담도 많이 해 준다”며 “건설현장에 있어도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건축시공 분야 최고 자격인 건축시공기술사다. 서씨는 “하나를 성취하니 다음 목표가 생기더라”며 “계단처럼 목표를 밟고 오르다 보면 멋지게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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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우수상(교육부장관상)은 개인 부문에서는 학점은행제도를 통해 패션을 전공하고 유명 디자이너가 된 장형철(31)씨와 김밥 장사를 하면서도 공부를 계속해 평생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 발전을 이끌어 온 김말분(39)씨가 선정됐다. 단체 부문에선 교사들의 재능기부로 주민들의 인문학 공부를 지원해 온 휘문고와 군민대학·찾아가는교실 등으로 지역사회의 배움을 활성화한 부산시 기장군, 노인이 노인을 가르치며 시니어들의 활발한 평생학습 참여를 이끌어 낸 수원시 평생학습관 등 세 곳이 수상한다.

시상식은 22일 경남 거창군 거창문화센터에서 ‘제5회 대한민국 평생학습 박람회’ 개막과 함께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배움으로 즐기는 100세 시대의 행복’을 주제로 전국 250개 평생학습도시·평생교육기관 등이 참여해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농어촌 등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서 평생교육을 활성화한 우수 사례와 지역 평생학습 동아리가 준비한 작품 등이 소개된다.

윤석만·노진호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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