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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 심사평] 부조리를 끈질기게 들여다보는 치열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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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 심사 중인 손정수, 은희경, 정찬, 성민엽, 백지연씨(왼쪽부터). [사진 박종근 기자]

본심에서 집중적인 논의 대상이 된 것은 김애란·정미경·정용준의 소설이다. 세월호 사건을 환기하는 김애란의 소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비극을 극복하려는 소생의 의지를 통해 공감과 애도의 의미를 묻고 있다. 정미경의 소설 ‘새벽까지 희미하게’는 속물적 삶에 대한 치밀한 묘파와 더불어 세속적 규율에 마모되지 않는 존엄한 삶의 방식을 흥미롭게 탐색한다.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정용준의 ‘선릉 산책’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자폐증을 지닌 청년을 돌보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선릉 산책’은 정련된 단편소설의 형식 속에서 고유하고 독창적인 서사의 리듬을 창조한 작품이다. 보살핌과 배려의 의무 속에서 시작된 곤혹스러운 ‘산책’의 시간은 서로가 건네는 언어의 새로운 발견 속에서 서사의 전환을 맞는다. 인물들은 짧은 낱말들이 머금은 무한한 기억과 상상, 날렵하고 부드러운 신체의 움직임을 나누면서, 각자의 내면에 잠긴 불안과 수치심, 고통과 연민의 감정을 조금씩 확인해간다. 타인의 삶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허물어가는 이 섬세한 감정적 파동의 기록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것의 궁극적인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심사위원들은 일상의 부조리를 끈질기게 들여다보는 정직하고 치열한 시선이 거둔 이 작품의 성취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는데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의 작업에도 큰 기대와 격려를 보내며 진심으로 수상을 축하드린다.

◆심사위원=정찬·성민엽·은희경·손정수·백지연(대표집필 백지연)

※제17회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자는 23일자에 발표합니다. 미당·황순원문학상과 중앙신인문학상 시상식은 12월 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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