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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규제프리존’이 지역산업 불씨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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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원장

글로벌 경기침체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IT에서 시작된 파괴적 혁신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거대한 격변이 일어나는 전환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이 우리 지역에 주는 파장은 크다. 우리 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주도하던 조선, 철강, 전자 등 주력산업은 후발국의 맹렬한 추격과 경쟁국의 선도적 기술혁신이라는 틈바구니에 끼인 채 구조조정이라는 위기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 울산, 거제, 창원, 구미 등 주요 산업도시의 침체도 가속화되고 있다. 거침없이 타오르던 성장의 불꽃이 시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표현이다. 영국의 쉐필드, 스웨덴의 말뫼, 그리고 미국의 피츠버그가 철강과 조선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문화산업과 금융산업으로 돌파하였듯이, 우리도 이 위기를 산업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10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지역별 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프리존 정책을 제안한 이래, 정부와 지자체가 모두 발벗고 나서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규제프리존이 지역산업의 새로운 불씨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부문이 지역산업 육성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민간부문이 앞장서야 한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소비자 중심적인 사고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 군사력의 비결로 강력한 석궁을 흔히 이야기한다. 세계 최고의 철기 무기였던 석궁이 전쟁에서 실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운용 전술 때문이었다. 석궁을 운용할 때는 3인이 1조가 되어, 한 사람은 발을 이용해서 시위를 당기고, 다른 사람은 장전을 하며, 나머지 한 사람이 발사를 했다. 이렇게 3인이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적에게 틈을 주지 않고 한발, 한발 전진하는 전술은 진나라 통일에 일익을 담당했다.

진나라의 병사들이 석궁이라는 신무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냈듯이, 우리 지역도 규제프리존이라는 제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규제프리존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막연히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공공 중심의 위계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민간 중심의 유기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선 규제를 어떻게 활용하여 사업화하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지를 민간부문이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해야 한다. 그 뒤를 이어 다양한 하드웨어를 보유한 지역혁신기관이 불씨를 지펴주면, 제도와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지자체와 정부가 연료를 공급해 주는 이른바 ‘3각 편대’의 유기체를 이룰 수 있다.

오는 28일 고양 킨텍스에서는 시도별로 준비 중인 규제프리존 정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16 지역희망박람회’가 개최된다. 각 지역들이 규제프리존의 성공을 위해서 어떠한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그로 인해 우리 지역별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정 재 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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