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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작아지는 반도체, 더 얇아지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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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모여 첨단 반도체 패키징기술을 개발했다. 전자부품연구원 유종인(왼쪽) 책임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 장동영(가운데) 교수, 네패스 이응주 차장이 청주 네패스 공장에 모였다. [사진 최준호 기자]

지난 19일 오후 찾은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의 중견 반도체 패키징(packaging) 기업 네패스. 5층 사옥의 1·2층이 공장이다. 반도체 제조 공장처럼 방진복으로 중무장을 하고 2층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3300㎡(약 1000평)가 넘는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형광등 불빛 아래서, 각종 패키징 장비들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가로 2m가 넘는 한 장비 앞에 서니, 지름 300㎜의 구릿빛 반도체 웨이퍼 위로 초소형 은색 볼(ball)을 붙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패키징이란 반도체 후공정 기술 중 하나로, 반도체 칩을 회로기판에 연결하기 위한 공정이다. 네패스 전자부품연구소 권용태 이사는 “이 공장은 글로벌 정상급 기업에 못지 않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후공정 기술이 구현되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소 크기인 10나노급 8기가비트(Gb) D램 기술을 확보해 양산을 시작했다. 1나노(nano)는 10억 분의 1m를 나타내는 단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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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6㎜의 칩 회로 위에 지름 0.3㎜의 볼을 연결한 모습. [사진 최준호 기자]

10나노를 눈에 보이는 잣대로 말하자면, 머리카락 한 올의 1만 분의 1 굵기에 해당한다. 반도체 설계 기술의 핵심 중 하나가 ‘얼마나 좁은 면적에 더 자세한 회로를 그려넣느냐’이다. 삼성전자는 이 D램을 앞세워 PC·서버 시장은 물론 초고해상도 스마트폰 시장까지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다. 반도체 칩이 작아지면, 칩이 연결돼 올라갈 회로기판도 같이 정밀해져야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게 ‘패키징 후공정 기술’이다. 개인용 컴퓨터 회로 기판에 붙어있는 반도체에서 바깥으로 나와있는 지네 다리 같은 게 바로 칩과 회로기판을 연결하는‘리드 프레임’이다. 둥근 웨이퍼에서 칩을 떼어낸 뒤 에폭시 몰딩으로 둘러싸 다리를 연결하면 반도체칩이 최종 완성된다. 여기까지가 일반인들이 그간 방송 등을 통해서 볼 수 있었던 반도체 후공정 작업이다. 그런데 나노급 초정밀 반도체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 패키징(packaging) 기술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삼성전자의 10나노급 8기가비트(Gb) D램이나, 5G 스마트폰을 위한 통신칩과 같은 초소형 초정밀 반도체 칩은 기존 방식으로 회로기판과 연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온 게 웨이퍼 상태의 칩 위에 지름 0.3㎜ 크기의 볼(ball)들을 직접 붙여 리드 프레임을 대신하는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Wafer Level Packaging)’기술이다. 세계 반도체 패키징 업체들은 반도체 제조기술 발전에 맞춰 이 같은 후공정 기술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시장 올해 말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패스는 최근 WLP를 뛰어넘는 FO-WLP(Fan Out-WLP) 기술을 확보, 세계 3대 반도체 패키징 업체로 떠오르는 기업이다. FO-WLP는 좁은 면적 안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칩을 하나의 세트로 묶어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1년부터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300㎜ 대응 대구경 다층구조의 복합 패키지 공정 및 장비 기술개발’에 참여해, 만들어낸 성과다. 이 과제에는 한국전자기계기술연구원과 전자부품연구원 등 9개 기업(지컴·예스티·SNU프리시즌)·기관이 참여했다. 네패스는 현재 유럽계 고급 승용차의 장애물 감지 레이더에 FO-WLP 기술을 적용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전자기계기술연구원 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장동영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융합산업공학과 교수는 “2년쯤 뒤 5G 통신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우리가 확보한 FO-WLP 패키징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며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감지하고 국책과제를 통해 4년 전부터 기술개발을 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청주=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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