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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네트워크 시대 KT가 연다…황의 기가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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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에서 ‘지능형 네트워크’와 KT의 혁신 사례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 KT]

“구글은 못하지만 KT는 할 수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에서 ‘네트워크의 힘’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구글과의 비교는 800여명의 학생들과 교수진이 가득 찬 강연장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황 회장은 구글의 강점인 구글맵을 예로 들었다. 구글맵은 2차원이다. 빌딩 위치는 찾아주지만, 빌딩 안의 특정 지점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KT가 개발한 기가 지오펜싱(GiGA Geo-fencing)은 3차원이다. 오차 범위가 1피트(약 30cm)에 불과해 건물 안의 특정 장소까지 집어낸다. 소방관들이 건물 안에 갇힌 조난자를 구하거나 미아를 찾는데 유용한 서비스다.

황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모바일 시대보다 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심에 ‘지능형 네트워크’가 있다. 음성과 데이터를 전달하는 단순 유무선망을 넘어 현실의 각종 문제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통신 네트워크다. 황 회장이 구글을 능가한다고 자신한 기가 지오펜싱도 그중 하나다. 황 회장은 “지능형 네트워크가 수십억 개의 단말기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차세대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회장은 ‘황의 법칙’의 주인공이다. 반도체 집적도가 1년에 두배씩 늘어난다는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지능형 네트워크는 반도체 혁명을 이끌었던 승부사 황창규의 새 도전이다.

황 회장은 이번에도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20년이 되면 네트워크 속도가 지금보다 10배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회장은 2014년 취임하자마자 당시 초당 100메가비트(Mbps)였던 인터넷 서비스 속도를 10배(1기가비트(Gbps))로 끌어올렸다. 이용자들이 속도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할 때였다. 그러나 상용화 2년 만에 200만명이 몰릴 정도로 시장은 열광했다. 여기서 머물지 않고 앞으로 4년내 10배 더 빠른 인터넷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도가 다는 아니다. 황 회장은 “전세계 통신 사업자들이 단순히 네트워크 인프라만 제공하는 ‘덤 파이프(Dumb Pipe)’ 사업자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KT는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는 대신 네트워크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능형 네트워크가 제공할 서비스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KT가 구글을 뛰어넘을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다. KT는 이 기술로 조류독감 확산 경로를 90% 이상 예측해 조기 퇴치에 성과를 올린 바 있다. 메르스와 지카 등 다른 감염병 확산 차단에도 활용 가능하다. KT는 이 기술을 유엔과 개발도상국들에게 지원할 방침이다.

황 회장은 “네트워크 혁신이 산업 패러다임에 거대한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에너지 산업도 그중 하나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너지 소비 시간과 장소등을 효율적으로 개편하면 에너지 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KT의 복합에너지 솔루션(KT-MEG)을 국내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곳에 10%만 적용해도 원자력발전소 5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안 분야도 지능형 네트워크의 활용 분야로 제시했다. 피망처럼 진화하고 있는 사이버 공격을 개인이 백신으로 대처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그는 “네트워크 차원에서 사이버 공격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며 “금융기관, 인터넷 쇼핑 사이트 등의 핵심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네트워크 혁신 사례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 연구사례로 게재돼 내년부터 수업교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황 회장은 또한 메모리얼홀에서 단독 강연을 한 최초의 한국인이자 최초의 아시아 기업 최고경영자(CEO)라는 영예를 안았다. 윈스턴 처칠, 마틴 루터 킹, 스티븐 호킹, 마이클 샌델 등이 강연을 한 곳이다. KT측은 “지난해부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KT의 네트워크 구축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며 “정보통신(IT) 경영학계의 대가인 쉐인 그린스타인 교수 등이 KT의 사례를 흥미롭게 받아들여 황 회장의 특별 강연을 주선하게 됐다”고 강연 배경을 설명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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