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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이 미래다] 신약 개발, 해외 진출 … 제약·바이오업계 ‘성장 모멘텀’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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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제약 기업들의 R&D 투자 규모가 매년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단백질을 원료로 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제약사의 관심이 높다. 한국제약협회도 최근 협회 명칭을 ‘제약바이오협회’로 바꾸기로 했다. [중앙포토]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신약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바이오벤처 등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찾아낸 분위기다. 지난 12일엔 LG화학이 LG그룹 내 바이오기업인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대기업들의 투자 경쟁도 달아 오르고 있다. 자동차(600조원)·반도체(400조원) 시장을 합친 것만큼 큰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1000조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제약 기업들의 R&D 투자 규모 역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단백질을 원료로 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다. 이를 반영하듯, 제약사 200여 곳을 회원사로 둔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협회 명칭을 ‘제약바이오협회’로 명칭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신약 개발·개방형 혁신 경쟁 치열=현재까지 국내엔 총 27종의 신약이 식약처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생산 실적이 있는 신약은 6개 뿐이었다. 신약 개발 기록을 위한 신약이 아니라, 시장에서 팔리는 신약을 국내 제약사 혼자 힘으로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오픈이노베이션’, 즉 ‘개방형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임상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에 기술을 수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신약으로 키워보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이런 방식의 기술수출 5건으로 약 8조원 규모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전세계 바이오벤처나 연구자들로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듯, 국내 기업들도 더 작은 규모의 벤처기업들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사들여 내부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이같은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술수출로 생태계 전반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바이오벤처가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과 기술을 중견 제약기업이 사고, 이후 임상시험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면 다시 국내외 대기업이 이를 사들이는 연구개발(R&D) 생태계다. 글로벌 임상에 드는 수천억원의 비용을 감안하면 이같은 방식을 통하지 않으면 글로벌 신약을 만들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R&D와 오픈이노베이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 팜스코어에 따르면, 상장 제약사 76곳의 상반기 R&D 투자비는 73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7%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R&D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13.4%)보다 더 높을 정도다.

이 가운데 종근당은 올해 상반기 R&D 비용이 전년대비 30% 늘어난 534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액수 기준으로 셀트리온(1205억원)과 한미약품(824억원)에 이은 3위다. 종근당은 최근 유럽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자가면역질환제 CKD-506을 비롯해 다수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국내 대표적인 신약 개발 제약사인 동아에스티는 산약 및 부채마 성분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DA-9801)을 천연물 신약으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아 임상 2상을 마쳤다.

◆대기업도 바이오산업에 투자 확대=기존 주력 산업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대기업들의 바이오 투자 경쟁도 뜨겁다. LG화학은 향후 바이오제약 부문에 연간 3000억~5000억원대 R&D와 설비 투자를 할 계획이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사장)는 LG생명과학 인수합병 관련 컨퍼런스콜(IR)에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략 10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는데,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며 “지속적으로 투자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20개 안팎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대규모 투자 계획의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LG생명과학은 국내 바이오벤처 창업가들 중 상당수를 배출한 바이오벤처 사관학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신약의 복제약) 개발과 상업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 시작 3년 만에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오리지널 의약품 엔브렐)는 한국·유럽·호주에 이어 최근 캐나다에서 시판을 시작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른 바이오시밀러 4종도 개발 중이다. SK그룹 역시 미국 FDA에서 약효성 평가를 면제받고 임상 3상 시험 기간을 단축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YKP3086)으로 글로벌 신약의 꿈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진출·하반기 IPO도 줄줄이=수십년간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던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가 붙었다. 국산 15호 신약이자 국산 최초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로 해외 시장 개척에 앞장선 보령제약이 대표적이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에 이어 카나브 플러스(2013년·이뇨 복합제)와 올해 출시한 듀카브(고혈압 복합제)·투베로(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를 잇따라 내놓으며 ‘카나브 패밀리’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보령제약은 오는 24일부터 5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고혈압학회(ISH)에서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며 글로벌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인도·미국 등에 R&D연구소를 두고 있고, 자체 개발한 보톨리눔 톡신 제제(주름개선 치료제) 나보타도 미국 FDA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바이오제약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은 가운데 올해 하반기엔 대형 바이오기업들의 기업공개(IPO)도 예정돼 있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또 CJ그룹의 CJ헬스케어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으로 그동안 중단했던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착수한 JW생명과학과 코오롱제약도 연내 상장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임상 중인 면역항암제 펙사벡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신라젠도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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