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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대북정책과 제재, 그리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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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 안보 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북한의 핵 고도화 속도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거론되는 독자적 핵무장론, 전술핵 재배치론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작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만약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주한미군 철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미국 전문가들은 한때 7000기가 넘던 미국의 전술핵이 지금 수백 기를 제외하고 다 폐기 처분됐다고 한다. 이 대부분이 유럽에 배치돼 있어 한국에 재배치할 전술핵은 거의 없으며 남아 있는 것도 항공기로 투하되는 B-61 핵중력탄이어서 유사시에는 한국 밖에서도 신속히 들여올 수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대북정책은 남북 관계 정상화와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안보를 강화하는 목적 중 하나도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고 정상화의 길로 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제재 혹은 대화라는 수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 상태에서 제재를 포기하고 대화를 재개한다면 더욱 기고만장해진 김정은이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지 의문이다.

 현시점에서는 제재 외에 대안이 없다. 그러나 업그레이드된 제재가 아니고서는 의도한 효과를 거둘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 이는 북·중 무역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초의 유엔 안보리 제재는 북한 주민 생활과 관련 없는 무연탄 등의 광물 수출을 금지했다. 무엇보다 무연탄은 대중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은 수출품이다. 그런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무연탄을 수출하는 북한 기업 중 70% 이상이 군대와 노동당 소속이다. 이들 기업의 수출을 민생용으로 볼 수는 없다. 이는 제재가 효과적이라면 무연탄 수출이 70% 이상 줄어야 함을 뜻한다. 그러나 중국이 제재에 참여한 시점인 4월부터 7월까지 북한의 무연탄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불과 10% 감소했다. 그마저도 4월에는 수출량이 20% 감소했으나 7월에는 1% 감소로 줄어들어 거의 원점으로 돌아왔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는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의지와 역량을 고려하지 않는 어떤 대북제재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를 구상하고 이에 중국을 동참시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제재 대상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현재 북한산 광물·의류,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 등이 제재 대상으로 고려된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다 수용할지 의문이다. 수용하더라도 예외 규정을 만들고 여기에 부패가 더해지면 제재는 실제적으로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상을 늘리기보다 제일 중요한 대상을 확실하게 제재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른바 석유라는 단일 품목을 제재해 효과를 거둔 이란식 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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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선순위는 북한산 광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다. 동일한 금액을 수출할 때 북한이 광물 수출로 버는 이윤은 두 번째 품목인 의류의 몇 배에 달한다. 즉 이 제재는 북한 정권의 외화 수입을 줄이는데도 효과적이다. 전면 금지는 민생용의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이다. 이제까지 중국이 무연탄을 계속 수입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민생용”이라는 담요를 계속 덮어씌워 줬기 때문이다. 북한이 민생용 수출이라고 서류를 만들어 주면 중국 기관이 이를 인정해 주는 제도는 유엔 제재를 코미디로 만드는 시도다.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

 그다음 순위는 유엔 회원국의 북한 근로자 고용 금지다. 인력 송출은 북한 정권의 가장 중요한 돈줄 중 하나다. 4만 명의 러시아 파견근로자는 1인당 200~800달러를, 이보다 많은 수의 중국 파견근로자는 100~150달러를 북한 정권에 바친다. 만약 금지가 어려우면 유엔 회원국이 그 숫자와 고용 상황을 유엔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제재 의지를 높이기 위해 중국과 더 깊이 소통해야 한다. 중국이 대북제재를 꺼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북한 붕괴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숨겨진 목적이 북한을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이 의구심을 해소하고 한국의 통일방안이 점진적·평화적 통일임을 납득시키지 않는다면 아무리 강력한 제재를 안보리에서 채택하더라도 중국은 제재하는 시늉만 할 것이다.

 대북정책은 제재 너머를 보는 눈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도덕과 경제라는 우리의 장점을 활용하는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 특히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도주의는 북한이 흉내조차 낼 수 없다. 이런 면에서 함경도 수해 복구를 돕는 민간의 인도적 지원은 필요하다. 도덕적 우위를 잃어버리는 국가는 통일 능력도 잃어버린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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