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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 신평사 '신뢰 회복' 전기 될까


21일 금융위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발표
등급장사땐 퇴출…"3사 체제서 가능성 작아"
"제 4신용평가사 보류는 아쉬운 대목"
독자신용등급 명시 의무…LIG건설, KT ENS사태 예방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금융위원회가 21일 발표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은 신용평가회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담고 있다. 그간 등급장사, 등급인플레, 뒷북등급 등의 관행이 드러나며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신평사의 평가체계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금융위가 공개한 '신용평가의 신뢰 제고를 위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불건전한 영업행위를 한 신평사는 인가취소 조치를 받을 수 있고, 기업을 평가할 때 외부의 지원가능성을 배제한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를 명시해야 한다.

다만 약 3분의 1씩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3대 신평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과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4 신평사의 도입은 일단 연기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그간 신용평가 시장이 지나치게 발행 기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그런 권력관계를 평가사들 쪽으로 돌리고 투자자들의 이해를 반영하는 쪽으로 제도 변화가 이뤄졌다"며 "다만 제4 신평사 도입이 보류된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등급장사, '영업정지→설립인가 취소'로 제재 강화

현재 신용평가사가 이른바 '등급장사' 등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하면 영업정지 수준의 조치가 가능하다. 이번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설립인가 취소 처분을 받고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

그간 신평사가 계약을 따내기 위해 기업 측에 후한 신용등급을 암묵적으로 약속한 뒤 수수료를 지급받거나, 등급 하향조정 시기를 미뤄주는 등의 관행이 있어왔다.

신평사는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해당 기업에 대한 신용을 평가한다. 이 때문에 기업과 신평사 간 갑을관계가 굳어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불건전 영업행위에는 △신평사 간 등급담합 행위 △계약 체결을 위해 신용등급을 이용하는 행위 △서면계약 없이 예상 신용등급을 기업에 제공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3개 신평사 중 한 곳의 설립인가를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평가제에 따라 기업은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을 발행할 때 최소 두 곳 이상의 신평사들로부터 등급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황 실장은 "3사 체제에서 2개사만 남도록 인가취소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신평사에 좀 더 무거운 책임을 묻겠다는 상징적인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영업정지와 퇴출 등의 엄정한 제재가 이뤄진다면 신규 평가사가 진입하기 위한 시장 여건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평가가 반드시 의무인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발행 기업이 신평사 선정을 신청하는 경우 복수평가 의무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기업 스스로 평가 기관을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을 버리면 제3의 공적기관이 신평사를 선정해주는 만큼, 1개 등급만으로도 회사채 발행을 허용해주겠다는 취지다.

◇자체신용도 2018년까지 일반기업에도 적용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 제도는 내년부터 민간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된 뒤 2018년 일반기업으로 확대된다. 지원 가능성에 따른 세부등급 조정 여부 등을 평가서에 담아 기업의 독자생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다만 영문자 AAA~D로 표기되는 신용등급 공시는 지원 가능성을 반영한 최종등급으로만 표기된다.

LIG건설과 KT ENS의 사례 등이 불거지며 자체신용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2014년 KT ENS는 재무위기에 빠져 자체 상환능력이 저조했지만 대기업인 KT의 계열사라는 이유로 A등급을 받았다.

지난 2011년에는 신평사들이 모기업인 LIG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LIG건설의 기업어음(CP)에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했지만 LIG건설은 법정관리를 신청, 신용등급을 믿고 어음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자체신용도는 2012년과 2015년에도 도입이 추진됐다가 기업의 반발로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실현될지 주목된다.

한편 3사가 과점하고 있는 신용평가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제4 신평사의 도입은 미뤄졌다.

금융위는 현재 수준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새로운 신평사도 기존사와 동일한 모습을 보이면서 영업경쟁으로 인한 부실평가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우선 시장의 제도와 관행을 개선한 뒤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시장평가위원회를 중심으로 시장상황이 신규사를 받아들일 정도로 체계를 갖췄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할 방침이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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