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치킨 나눠주던 청년, 4년 전 파키스탄 여행 뒤 딴사람 돼”

기사 이미지

총격 끝에 체포된 뉴욕·뉴저지 폭발 사건 용의자 아마드 칸 라하미. [린든(뉴저지) AP=뉴시스]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을 테러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 폭탄 테러 용의자가 붙잡혔다. 미국 수사당국은 19일 오전(현지시간) 맨해튼 인근의 뉴저지주 린든시에서 용의자 아마드 칸 라하미(28)를 총격전 끝에 체포했다고 밝혔다. 라하미는 오른쪽 어깨와 다리에 총을 맞았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고 의식도 분명한 상태다.

만들기 힘든 정교한 압력솥 폭탄
IS·알카에다 연루 가능성도 수사

수사당국은 29명을 부상시킨 지난 17일 맨해튼 첼시지역 폭탄 폭발과 2건의 뉴저지 폭탄 테러 시도 용의자로 라하미를 지목하고 범행 동기와 배후를 수사 중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테러로 볼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미국에 귀화한 라하미는 뉴저지주의 엘리자베스에서 아버지와 함께 ‘퍼스트 아메리칸 프라이드 치킨’이란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했다. 이 식당은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지역 주민 및 경찰들과 불화를 겪기도 했다. 라하미 가족은 밤 10시에 문을 닫으라는 시 당국을 상대로 “무슬림이어서 타깃이 됐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정작 라하미는 자동차에 집착하고, 친구들에게 치킨을 공짜로 나눠주던 평범한 젊은이였다. 그러나 4년 전 파키스탄으로 3개월간 여행을 다녀온 뒤 달라졌다. 턱수염을 기르고 즐겨 입던 청바지와 티셔츠 대신 무슬림 전통의상을 입었고, 식당 뒤편에서 기도 시간을 갖기도 했다는 것이다. 라하미의 친구들은 언론에 “(파키스탄에서 돌아온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하미는 2014년 파키스탄 중서부의 주요도시인 쿠에타에서 1년가량 머무르기도 했다. 쿠에타는 추방당한 아프간 탈레반 지도자들의 본거지다. 라하미는 또 파키스탄에서 결혼했고 아내가 임신하자 미국으로 데려오려고 지역 하원의원을 찾아가기도 했다.

라하미가 파키스탄에서 겪은 일은 대부분 베일에 쌓여 있다. 그가 스스로 급진화된 자생적 테러리스트인지, 해외 테러단체의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도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단서가 있다. 불발한 압력솥도 그중 하나다. 라하미가 첼시 폭발 현장에서 네 블럭 떨어진 맨해튼 27가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수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폭탄의 정교함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누군가의 훈련이나 교육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해체한 압력솥 폭탄을 분석해보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가 관련됐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는 잡았지만 뉴욕 경찰은 유엔 총회가 열리는 맨해튼의 경계 수위를 계속 최고 수준으로 높여놓고 있다. 9·11테러 이후 철통 경계를 자랑해온 뉴욕 경찰의 수사망은 일단 구멍이 뚫린 상태다. 라하미는 경찰이 집중 감시하는 테러리스트 명단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그러나 ‘디지털 지명수배’를 통해 라하미를 신속히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경찰이 뉴욕 시민 수백만 명의 휴대전화에 라하미를 수배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은 19일 오전 7시57분. 자연재해나 어린이 유괴사건을 알릴 때 사용되는 응급 경보시스템이었다. 라하미와 인상 착의가 비슷한 남성이 술집 출입구에서 자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은 그로부터 2시간 반 뒤였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