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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서 3만5000원 쌀, 4만2000원에 사라는 김밥집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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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2년 전부터 프랜차이즈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43)는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거래 내역을 볼 때마다 한숨을 쉰다. 본사에서 공급하는 물품이 시중 가격보다 비싸 도둑맞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A씨는 “본사의 20㎏짜리 쌀 한 포대는 4만2000원인데 마트에서는 3만5000원을 넘지 않는다. 그런데도 밥맛은 마트 쌀이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쌀 등의 음식 재료뿐 아니라 봉투·포장용기·나무젓가락 같은 물품도 시중에서 사지 못하고 비싼 가격에 받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치킨·피자집 등 1000곳 조사
48개 업체서 필수구입품목 지정
음식 재료서 일회용품까지 강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맹점주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서울시가 20일 발표한 ‘프랜차이즈 필수구입물품 실태조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확인됐다. 서울시는 5~7월 서울에 30곳 이상의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총 1328곳의 피자·치킨·분식업 프랜차이즈 업소가 대상이었다. 응답률은 75.3%(1000곳)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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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49개 프랜차이즈 업체 중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공산품·일회용품을 ‘필수구입물품’으로 지정해 점주들이 업체에서 공급하는 물품만을 사서 쓰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수입 알새우를 브랜드 라벨만 달리해 비싸게 공급하거나 시중에서 비싸도 2만5000원이면 살 수 있는15L 식용유를 성분을 약간 바꾼 뒤 3만3500원에 공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필수구입물품은 프랜차이즈 업소 어디에서도 고객에게 동일한 음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가 각 업소에 공급하는 물품이다. 업체들은 이 물품에 식용유·설탕 같은 일반적인 재료나 냅킨·물티슈·나무젓가락 같은 보통의 일회용품까지 포함시켰다.

설문조사에 응한 점주 중 74.7%가 ‘프랜차이즈 업체로부터 공급받아야 하는 필수구입물품 중 시중에서 구입해도 상품(맛·서비스)의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품목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필수구입물품이 시중 가격보다 ‘비싸다’는 응답은 87.5%를 차지했다. 시중에서 직접 물품을 구매했다는 이유로 업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힌 점주는 29.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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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공급물품을 시중에서 구입할 경우 업소당 평균 구매비용 절감액이 월 110만4000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업종별로는 김밥·분식 업종이 185만9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피자(121만1000원)·치킨(97만5000원) 순이었다.

조사를 진행한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이철호 주무관은 “이런 관행을 업체들은 마진을 내기 위한 당연한 행동으로 여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부자재 값 부담 때문에 점주들이 노동에 상응하는 이익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홍진 가맹거래사(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가맹사업 컨설팅 전문가)는 “미국은 1980년대 이런 문제가 이미 부각돼 지금은 점주끼리 ‘구매협동조합’을 만들어 저렴하게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로열티’만 받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주가 업체와 필수구입물품 계약을 맺었더라도 맛·서비스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물품까지 비싼 가격에 공급하면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 시정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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