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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으로 농산물 팔아요”…농사 트렌드 바꾸는 청년 농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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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재배하는 들깨·참깨·옥수수 등 농작물 정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꾸준히 공개해 온 송주희(28·여)씨. [사진 송주희]

“페이스북에 옥수수 판매 글을 올렸는데 주문이 쏟아졌어요. 3시간 만에 4000개가 완판 됐죠. 이 정도면 SNS도 농사의 일부로 봐야겠죠.”

SNS에 영농일지 써 소비자와 소통
수세미·곰취로 억대 매출 올리기도
20~30대 귀농 증가…지난해 1168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하루 한 건씩 ‘청춘 송농부의 전원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농작물 재배 과정을 알리는 젊은 농부가 있다. 강원 화천의 한 시골 마을에서 들깨(6600㎡)와 참깨(660㎡),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송주희(28·여)씨 얘기다.

지난달 24일 찾은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 ‘너래안(너와 내가 안심하는 농산물)’ 사무실에선 송씨가 농산물 주문전화를 받으며 제품을 포장하고 있었다. 송씨가 포장하는 제품 대부분은 SNS 등을 통해 주문받은 것이다.

송씨의 주력 상품은 들기름과 참기름 등이다. 현재 농작물을 키우고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까지 모두 송씨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2013년 12월 고향으로 귀농한 송씨는 줄곧 페이스북·인스타그램·블로그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농작물 재배 정보를 공유해 왔다. 예컨대 들깨 파종과 수확, 기름을 짜고 포장하는 전 과정을 수개월에 걸쳐 보여주는 방식이다.

오랜 기간 송씨를 지켜본 고객들은 그가 재배한 농산물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 이런 믿음은 곧 판매로 이어졌다. 직접 짠 들기름과 참기름에 ‘너래안’이란 브랜드 이름까지 붙인 송씨는 지난해 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송씨는 “꾸준히 재배 정보를 올리다 보니 SNS친구가 늘기 시작했다”며 “‘젊은 사람이 열심히 사는 것이 보기 좋아 물건을 사려고 연락을 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스마트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판로를 개척하는 젊은 농부가 늘고 있다. SNS 직거래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덤으로 유통비용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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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수세미와 곰취 등을 기르고 있는 유성민(29)씨가 20일 오후 자신의 농장에서 수세미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유성민]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에서 3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산야농장’ 유성민(29) 대표도 SNS를 활용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유씨는 6600㎡의 밭에 수세미·곰취·여주 등을 키운다. 지난해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도시락 사업을 하다 2014년 귀농을 택했다. 판매는 소비자 직거래가 80%, 도매상 판매가 20%를 차지한다.

직거래는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블로그 등을 통해 이뤄진다. 유씨 역시 틈날 때마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농장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농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소비자와 공유한다. 유씨는 “대형마트나 시장에도 같은 제품이 있지만 실제 농작물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길러졌는 궁금해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블로그에 영농일지를 쓰고 페이스북에 농장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니 고객들에게 신뢰가 쌓였다”고 말했다. 현재 유씨의 카카오톡 친구는 1500명, 페이스북 친구는 300명 수준으로 대부분 단골 고객이다.

청년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20~30대 귀농인구는 늘고 있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30대 이하 귀농인은 지난해 말 기준 1168명에 이른다. 2011년에는 한 해 동안 400명이 넘는 청년이 귀농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정섭 연구위원은 “도시의 일자리 문제가 당분간 해결될 기미가 없는데다 SNS와 블로그 등 다양한 방식의 판로가 소개되면서 젊은 귀농인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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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부들이 늘면서 강원도는 이들이 농촌에서 보다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귀농인 월급제(귀농인 정착 지원금 지원사업)’를 실시하고 있다. 영월에서 포도와 복분자를 재배하는 신승주(32)씨는 이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 1월부터 매월 80만원을 받고 있다. 신씨는 “시골에 내려와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농약과 비닐 값 등 매달 소소하지만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 놀랐다”며 “매달 나오는 지원금이 가뭄에 내리는 단비 같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20세 이상 45세 이하의 귀농인에게 심사를 통해 2년간 첫 해에는 매달 80만원, 다음해에는 매달 50만원을 지급한다. 어재영 강원도 농정국장은 “귀농 초기 수입이 없어 포기하는 이들이 많아 지원사업을 만들었다. 혜택을 받은 귀농인들이 잘 정착한다면 더 많은 청년이 귀농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단양=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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