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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전과 40범 택시’ 방치한 교통안전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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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
내셔널부 기자

마약·폭력 등 전과 40범이 1년 이상 광주광역시에서 버젓이 택시를 몰고 다녔다. 급기야 술 취한 승객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하다 붙잡혔다. 하지만 이 택시기사의 취업 이후 두 차례 문제점을 여과할 기회가 있었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은 “결격사유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교통안전공단의 허술하고 무관심한 업무 처리 행태였다.

지자체와 경찰 사이에서 부적격 택시기사를 가려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할 공단은 마약 등 전과 40범인 택시기사 A씨(55)에 대한 검증에 소홀했다. 법에 따라 택시회사는 매년 상·하반기에 택시운송사업조합을 경유해 택시기사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공단에 넘긴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운전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중대 범죄 전과가 있는지 조회해 공단에 회신한다.

그런데 공단은 A씨의 실제 이름과는 다른 이름으로 전과 조회 요청이 왔는데도 아무런 사실확인 없이 지난해 12월과 올 6월에 경찰에 그대로 자료를 넘겨 전과 조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13년 7월 택시운전 자격시험에 합격한 A씨는 2014년 마약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지난해 9월 교도소 출소 직후 현재의 택시 회사에 취업하고도 1년간 자격박탈 없이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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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업무상 실수가 벌어진 이후 교통안전공단의 행태는 직무유기에 가까웠다. 경찰 측이 “이름이 잘못된 것 같다”며 확인이 필요하다고 알렸지만 공단은 A씨의 제대로 된 이름을 파악하지도 않았고, 이후 전과 확인을 다시 요청하지도 않았다.

전과 조회 업무를 해 온 경찰 관계자는 “공문뿐 아니라 전화로 사실확인을 요구해도 공단이 다시 전과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는 지금껏 없었다. 터질 게 터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 공단이 전과 기록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운수 종사자는 A씨를 포함해 907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가 시작되자 공단 측은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다. “택시 회사와 조합에서 처음부터 잘못된 이름이 온 것 같다”거나 “경찰이 (의지가 있었다면)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확인했을 것”이라고 변명을 늘어놨다. 마약 전과가 있는 A씨가 1년간 택시를 몰았고, 급기야 승객을 상대로 강도짓을 하도록 사실상 방치하고도 반성은 없었다.

정부는 2012년 2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했다. 살인·성범죄·마약 등 중범죄 전과자의 택시운전 자격 취득 제한 기간을 2년에서 20년으로 늘렸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공단의 일처리는 택시 관련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이참에 공단과 택시 회사들의 유착 의혹을 검찰이 파헤치길 바라고 있다.


김 호
내셔널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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