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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의 강진…지진 대책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

지난 12일 오후 경북 경주시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줬다. 1978년 기상청의 계기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이번 지진은 영남 지역 거의 전역에서 건물의 흔들림이 감지되고 멀리 수도권과 호남 지역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진도 6.0을 넘는 지진이 언제라도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문제는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 재해 담당부처인 국민안전처와 원자력발전소를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 그리고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보여준 안이한 대응이다. 국민안전처는 재해상황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지진 발생 8분이 넘어서야 보냈으며 수도권에는 알리지도 않았다. 재해 담당 부처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국민은 실망감을 느꼈다.

 진앙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월성 1~4호기를 운영하는 한수원은 첫 지진 발생 4시간12분이 지나서야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원전 안전은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의 비극을 떠올리면 이번 한수원의 늑장 결정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지진 상황에서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드라마 같은 정규방송만 내보내는 등 형식적인 지진뉴스 보도에 그쳤다. 특히 재난 주관 방송사인 KBS가 자막을 띄우거나 짧은 특보만 내보낸 뒤 정규방송을 이어간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이번 지진 때 KBS는 종합편성방송사들보다 더 못했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한다면 국민이 이런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즉각적이고 상세하게 알려줬어야 마땅했다.

 정부는 이번 지진을 계기로 원전과 방폐장 등 지진으로 2차적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시설을 정밀 점검하고 기존의 방재 대책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설혹 규모 6.0 이상의 강한 지진이 발생해도 국민이 안전할 수 있도록 국가재난대응체계를 새롭게 짜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지진으로 바닥까지 떨어진 지진대응책에 대한 국민 신뢰부터 확보해야 한다. 정부 대응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니 한반도 대지진설과 부산 개미떼 이동설을 비롯한 비과학적인 괴담이 판을 치는게 아닌가.

 특히 주목해야 할 대상이 원전이다. 지진이 발생한 활성단층 부근에서 원전이 가동 중인 상황은 불안을 부를 수밖에 없다. 현재의 내진 설비부터 보강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 차원에서 전국적인 지질조사를 해서 활성단층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원전·방폐장 등 신규 시설을 배치하거나 기존 시설을 이전·폐쇄할 때 의사결정의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이 하고 있는 일이다.

  정부는 지진 방재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안전과 비용의 균형에 유의해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민을 안심시키려면 생명과 안전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자세와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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