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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세 클린턴 건강이상설…무릎 꺾이며 고꾸라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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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9·11 테러 추모 행사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떠나 건강 문제가 제기됐다. 휘청거리는 모습이 촬영된 영상 캡처. [사진 트위터, AP=뉴시스]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이 건강이상설에 휩싸이며 대형 악재에 직면했다. 클린턴은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9·11 테러 희생자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가 1시간30분 후 돌연 수행원의 부축을 받고 현장을 떠났다. 그 직후 클린턴은 인근 도로에서 밴 차량을 기다리던 중 수행원이 옆에서 붙잡지 않으면 혼자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휘청거렸다. 클린턴은 특히 차량에 오르려 할 때 갑자기 무릎이 꺾이며 몸이 앞으로 고꾸라져 바닥에 넘어질 뻔했지만 경호원이 붙잡고 있어서 가까스로 부상을 면했다. 트위터엔 이 같은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올랐고 유튜브 등을 통해 급속하게 퍼졌다.
 
 
클린턴은 고꾸라지면서 한쪽 신발까지 벗겨졌다. NBC방송은 뉴욕 경찰이 이 신발을 현장에서 수거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이 부축을 받고 차량에 탑승할 때 경호요원들은 360도로 사방을 주시하며 경계에 나서 당시가 돌발상황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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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아파트에서 휴식을 취한 뒤 나온 클린턴. [사진 트위터, AP=뉴시스]

클린턴은 이후 딸 첼시의 뉴욕 아파트로 가서 쉰 뒤 다시 자신의 자택으로 이동했다. 클린턴은 첼시의 아파트를 나설 때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오늘 뉴욕이 아름답다”고 대화를 나눴다. 취재진에겐 “(몸 상태는) 정말 좋다”고 답하며 문제가 없음을 과시했다.

9·11 추모행사 도중 돌연 떠나
차 기다리다 휘청, 신발도 벗겨져
폐렴·탈수증세, 유세 일정 취소


클린턴의 주치의인 리사 발댁은 성명에서 “9일 클린턴이 계속 기침을 해 검진한 결과 폐렴으로 나타나 항생제를 투여했다”며 “오늘은 더위 때문에 탈수 증세를 보였고 현재는 회복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클린턴 캠프는 다음 날부터 이틀간 예정됐던 클린턴의 캘리포니아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클린턴은 12일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등을 찾아 모금 행사를 하고 연설도 할 계획이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인 2012년 12월 장염에 걸려 실신해 머리를 부딪혀 뇌진탕을 일으켰다. 이후 혈전이 발견돼 한 달간 치료를 받은 뒤 완치됐다. 하지만 이날 클린턴이 사실상 졸도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돌며 클린턴의 대선 가도가 휘청거리고 있다. 주요 일정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 결격 사유가 된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 캠프는 클린턴의 건강이상이 대선 승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역풍을 우려해 당분간 클린턴의 건강이상설을 직접 제기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클린턴을 상대로 집요하게 건강이상설을 제기해 왔다. 트럼프는 “클린턴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이슬람국가(IS)를 대적할 만큼 튼튼하지 않다”고 주장한 뒤 건강진단서를 함께 공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보수 블로거들은 인터넷에 클린턴이 뇌 손상으로 머리를 흔드는 발작을 한다는 발작설을 유포했고 트럼프 캠프 인사는 실어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류 언론들은 이를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일축했다.

그러나 이날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CNN 등은 일제히 클린턴 건강이 대선 이슈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엔 기질상 부적합하다”며 정신 상태를 문제 삼았던 클린턴의 선거 전략도 더는 구사할 수 없게 됐다.

건강이상설이 불거지며 클린턴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는 대선 승자를 단언하기 불가능한 예측 불허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가 이날 발표한 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뉴햄프셔 등 경합주 4곳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는 해당 지역 모두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특히 네바다·뉴햄프셔는 지난 6일 WP가 50개 주 여론조사를 발표하며 클린턴 우세 지역으로 계산했지만 이번엔 초접전으로 나왔다. 또 다른 경합주인 플로리다·오하이오는 여론조사기관마다 선두가 바뀌었다.

주요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해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선두 클린턴과 추격에 나선 트럼프의 격차는 3.1%포인트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1일 6.9%포인트와 비교하면 지지율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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