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라이프 트렌드] 전통+현대 익선동, 문화 향기 한남동, 명소 변신 장충동

기사 이미지

서울 종로3가 낙원악기상가에서 내려다본 익선동 한옥마을 전경.

가로수길, 경리단길, 홍대거리와 같이 서울에서 ‘핫하다’는 곳을 걷다 보면 유명 브랜드의 대형 매장이 즐비하다. 관광객으로 붐벼 예전의 한적하고 여유롭던 분위기도 사라졌다. 변해가는 거리 모습이 식상해졌다면 가을바람을 맞으며 서울 옛 명소로 산책을 떠나 보자. 종로3가 낙원악기상가 주변 익선동과 한남동·장충동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핫 플레이스’로 다시 찾아왔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 종로3가 낙원악기상가에서 3분 정도 걸으면 낡은 기와지붕이 늘어선 작은 골목이 나온다. ‘북촌’(삼청동)과 ‘서촌’(통의동·효자동)에 이어 서울 제3의 한옥마을로 꼽히는 이곳에 카페·공방이 들어서면서 주목 받고 있다. 인사동과 청계천, 창덕궁·창경궁으로 둘러싸인 익선동은 서울의 중심지이지만 낙후된 주거환경 탓에 2004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10여 년째 개발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부터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이 한옥을 개조해 카페와 복합문화공간 등을 열면서 동네에 활기가 돈다. 찾는 발길도 부쩍 늘었다.

익선동 한옥마을 속 카페·공방
오래된 한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익선동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면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한옥 처마 밑에선 동네 토박이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바로 맞은편 한옥을 개조한 음식점엔 유행에 민감한 20대 젊은이들이 맛집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전진구(22·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씨는 “전통 한옥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익선동을 찾았다. 건축학을 전공하고 있어 견학 차원에 처음 방문했다가 소박하고 이색적인 동네 매력에 빠져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러 자주 온다”고 말했다.

익선동 골목 초입에 들어서면 빵·맥주·수제햄·수제잼 등을 판매하는 7개의 가게가 함께 모인 ‘열두달’이 반긴다. 한옥 천장을 투명하게 개조해 고개를 들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왼쪽의 작은 골목으로 발길을 옮기면 ‘익동다방’과 마주하게 된다. 아트디렉터인 박지현씨와 박한이 강남다방 대표가 함께 만든 공간으로, 전통 한옥에서 현대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카페다. 계절마다 제철 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료도 맛볼 수 있다.
기사 이미지

한옥을 개조한 카페·음식점 등이 들어선 익선동 골목길.

골목에서 나와 다시 걷다 보면 반쯤 허물어진 담장 사이로 ‘거북이슈퍼’가 보인다. 맥주와 연탄불에 구운 오징어를 맛볼 수 있는 맥줏집 겸 수퍼마켓이다. 1940~80년대 옷과 그릇을 파는 ‘빈티지보니’의 독특한 외관도 시선을 끈다. 전통적인 한옥 서까래와 반짝이는 분홍 네온사인이 조화를 이룬다. 이곳과 연결된 ‘수집’에선 40여 명의 작가가 직접 만든 한국적인 분위기의 그릇·가방·액세서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익선동 주변엔 볼거리도 풍성하다. 북쪽으로는 창경궁과 운현궁, 동쪽으로는 종묘, 서쪽으로는 낙원악기상가와 인사동도 가깝다. 익선동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인근 낙원악기상가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젊은이로 구성된 음악 동호회 활동을 비롯해 무료 공연과 영화 상영회 등이 자주 열린다.

한남동 미술관, LP 음악감상실
이태원 경리단길이 뜨면서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한남동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음악과 미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지난해 말 한남동에 문을 연 대림미술관의 디뮤지엄이 대표적이다. 한남더힐 단지 옆에 자리 잡은 디뮤지엄은 감각 있는 전시와 색깔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요즘 20대에게 ‘핫’한 공간으로 떠올랐다. 다음달 23일까지 열리는 ‘헤더윅 스튜디오’ 전시회를 찾은 지난 6월부터 관람객은 8만 명에 이른다.
기사 이미지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이 젊은이들의 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끝자락과 한강진역 사이에 자리 잡은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도 빼놓을 수 없다. 턴테이블에 LP판을 올려놓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LP 1만여 장과 음악 서적 3000여 권을 갖춰 음악 마니아들에게 거의 성지로 통한다. 직장인 김효진(38·서울 이태원동)씨는 “구하기 어려운 음반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들을 수 있어 바쁜 업무 중에 잠깐 쉬고 싶을 때 들른다”고 말했다. 길 건너엔 지난해 문을 연 음악 문화공간 ‘스트라디움’이 있다. 음악 감상과 함께 공연·쇼케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주변으로 숍인숍 형태의 이색 매장과 카페가 즐비해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코오롱FNC의 남성 패션브랜드 ‘시리즈 코너’ 매장에는 화장품 브랜드 이솝과 카페가 함께 모여 있다. 제일모직의 편집숍인 ‘비이커’ 매장엔 이태원과자점이, 디자인편집숍 ‘디앤디파트먼트’엔 로스팅 카페가 들어서 쇼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장충동 태극당·국립극장 탈바꿈
장충동 족발, 장충체육관 등으로 알려진 장충동 일대도 최근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빛 바랜 흰색 4층 건물이 눈에 띈다. 광복 이래 70년 세월을 꿋꿋하게 지켜온 빵집 ‘태극당’이다.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옛 분위기는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젊은층의 발길도 늘었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신경철 태극당 전무는 “리모델링 전에는 연세 지긋한 단골 고객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로 붐빈다”고 말했다.

장충동에는 태극당처럼 새 옷으로 갈아입는 곳이 적지 않다. 수십 년간 한국 전통문화 예술의 산실 역할을 해 온 국립극장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다. 1563석 규모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내년 9월께 개·보수 공사를 거쳐 한국무용·창극·국악 전용 극장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50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켜온 장충체육관은 지난해 1월 리모델링을 통해 체육문화 복합공간으로 재개관했다. 실내 스포츠경기와 뮤지컬·콘서트 등도 열린다. 박관선 서울시설공단 문화체육본부장은 “국내 최초 돔 실내체육관이 갖는 역사적·상징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다양한 문화활동이 가능한 신식 경기장으로 다시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 거리를 걸으니 오감이 살아난다
서울 종로3가역 뒷골목 익선동엔 한옥 구조를 살린 이색 카페와 맛집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족발 거리로 유명한 장충동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이태원 경리단길에 밀려 한동안 외면받았던 한남동은 음악·미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트렌디한 공간이 속속 들어서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는 이들 지역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을 소개한다.

익선동
기사 이미지

한옥을 개조해 만든 향수 공방 겸 카페 `프루스트` 입구.

[1] 옛 맛 햄버그스테이크 경양식1920
기사 이미지
한옥을 개조한 경양식당이다.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이 처음 생긴 1920년을 기념해 이름을 ‘경양식1920’으로 지었다.

겉으론 나무 기둥과 기왓장이 있는 일반 한옥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옛 경양식 집에 들어온 듯한 서구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내부는 분홍색 커튼과 둥근 모양의 분홍색 쿠션의자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식당 2층에선 주변 한옥마을 기와지붕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옛날식 돈가스와 계란프라이가 올라가 있는 햄버그스테이크, 상큼한 멕시코식 사라다가 있다. 전화 예약은 받지 않는다.
위치 서울 종로구 수표로 28길 17-30 문의 02-744-1920

[2] 젊은 예술가 아지트 식물
기사 이미지
세 채의 한옥을 이어 만든 카페 겸 바. 주인은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패션 사진작가인 루이스 박과 미술 강사이자 바리스타인 진일환씨다.

이 둘은 낡은 한옥을 개조해 현대식 작품과 빈티지한 물품으로 공간을 꾸몄다. 할머니 방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자개로 만든 상과 의자 등 제각각 다른 디자인의 가구가 눈길을 끈다.

평상시엔 조용히 커피와 술을 마시는 공간이지만 종종 인디밴드의 공연과 국내 디자이너 작품이 소개되는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대표 메뉴는 더치커피를 얼린 얼음에 알코올의 한 종류인 베일리스와 우유를 더해 마시는 ‘식물커피’다.
기사 이미지
위치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11다길 46-1 문의 02-747-4854

[3] 향기 마시는 공방 프루스트
기사 이미지
조향사가 문을 연 향수 공방 겸 홍차를 판매하는 카페다. 공간은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마련됐다.

소설 속 주인공이 홍차와 마들렌을 먹다가 그 향기로 깊은 무의식 세계로 빠진다는 내용을 토대로 꾸며졌다. 한쪽 공간에 마련된 공방에서는 향수를 직접 만들고 시향할 수 있다. 향수·향초 제조법을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유료 클래스도 운영한다.

홍차와 밀크티를 마시며 마들렌을 먹을 수 있다. 커피나 다른 음료는 판매하지 않는다. 문인성 대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소설 속 주인공처럼 은은한 향기에 취해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며 편안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치 서울 종로구 수표로 28길 17-26 문의 02-742-3552
기사 이미지

장충동
기사 이미지

개점 70주년을 맞아 리뉴얼 공사를 한 빵집 `태극당` 내부.

[1] 옛 멋 살려 새단장 태극당
기사 이미지
1946년 서울 명동에 처음 문을 연 빵집인 태극당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아 재단장했다. 이 빵집은 73년 서울 장충동으로 본점이 옮겨지면서 지금의 태극당이 됐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리뉴얼 공사를 통해 내부 공간이 새롭게 변신했다.

40년간 주방으로 쓰던 공간을 터서 내부 카페를 마련했다. 빵을 판매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점원에게 원하는 제품을 말하고 전달받는 구조에서 고객이 원하는 빵을 직접 쟁반에 골라 담아 구입하는 식이다.

40년 이상 된 벽면 인테리어, 원목가구, 샹들리에 등은 보존해 옛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단팥빵, 고방 카스텔라, 야채사라다 같은 빵을 비롯해 과자 사이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은 모나카아이스크림이 인기 메뉴다.
기사 이미지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4길 7 문의 02-2279-3152

[2] 광고인 상상력 자극 웰콤시티
기사 이미지
2000년 국내 첫 독립광고대행사 ‘웰콤’의 사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건축가 승효상씨의 대표작으로, 건물 네 채를 서로 연결하면서 중간중간 빈 공간이 있는 독특한 외관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녹슨 듯 보이는 ‘내후성 강판’을 건축물에 적용해 2006년 ‘건축문화환경’에 선정됐다.

현재 13개의 광고회사가 입주해 있다. 광고인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키워주기 위해 설계된 건물로, 곳곳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다. 건축학도가 많이 찾는다. 2층 로비에는 계절별로 유명 미술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현재는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 아트가 설치돼 있다. 지하에는 예비 광고인을 양성하는 청개구리 광고학교가 있다. 광고인의 모임 공간 등으로 쓰이던 레스토랑은 현재 리뉴얼 중으로 10월 초에 문을 열 예정이다.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72 문의 02-751-4656

[3] 미국식 쌀국숫집 포포유
기사 이미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미국식 쌀국수를 판매해 주목 받은 식당인 포포유가 장충동에 낸 2호점이다. 지난 7월 문을 연 2호점은 50여 년 된 주택을 개조해 식당으로 꾸며졌다. 주인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베트남계 미국인 셰프 로안(Loan)에게 레시피를 전수받아 다양한 미국식 베트남 음식을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사골 국물에 미트볼·양지·차돌 같은 고기가 넉넉히 들어간 콤비네이션 쌀국수와 한국인 입맛에 맞춰 기존 쌀국수에 매콤함을 더한 해물 쌀국수가 있다. 베트남식 ‘반미(banh mi)’ 샌드위치도 추천 메뉴다.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64 문의 02-2266-9886
기사 이미지

한남동
기사 이미지

지난 6월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뮤직스토어 `바이닐&플라스틱`.

[1] LP·CD 2만5000여 장 바이닐&플라스틱
기사 이미지
지난 6월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근처에 현대카드의 뮤직스토어 ‘바이닐&플라스틱’이 문을 열었다. 9000여 장의 LP(바이닐)와 1만6000장의 CD(플라스틱)를 갖춰 ‘바이닐&플라스틱’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1층엔 바이닐과 카세트 테이프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2층엔 전면이 유리창으로 된 CD플레이어 청음공간·DJ스테이션·카페가 각각 마련돼 있다. 뮤직 액세서리숍에서 헤드폰·이어폰, 핸디스피커, 턴테이블, 티셔츠, 피규어 등 다양한 음악 관련 소품을 구매할 수 있다.

평일·토요일은 낮 12시부터 자정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 및 설·추석 연휴는 휴무다.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8 문의 02-2014-7800

[2] 숍인숍 스토어 시리즈 코너
기사 이미지
바이닐&플라스틱 옆에 자리 잡은 편집숍 ‘시리즈 코너’는 패션, 액세서리, 소품, 뷰티, 식음료를 한데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형태의 숍인숍 스토어다. 시리즈 코너 내부는 직수입 의류, 핸드메이드 가구, 유명 작가의 소품 등을 선보인다. 지난 5월엔 호주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이 시리즈 코너 매장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방문 고객은 전시·음식점·볼거리 등 주변 지역의 훌륭한 공간을 추천 받고 항산화 티와 탄산수 등을 맛보는 이솝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매장을 둘러본 뒤에는 테라스에 있는 ‘머그포래빗’ 카페에서 한남동 거리를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다. 당근 케이크와 와사비라테 등이 대표 메뉴다.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4 문의 02-797-0710

[3] 창작 산실 갤러리 구슬모아 당구장
기사 이미지
한남동 독서당로의 구석진 골목엔 젊은 예술가들이 자주 찾는 장소가 있다. 지난해 디뮤지엄의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간으로 꾸며진 ‘구슬모아 당구장’이다. 당구장이 있던 허름한 건물이 갤러리로 재탄생했다.

작가와 관객, 지역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다양한 분야의 국내 작가를 발굴해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설치, 미디어 아트, 사진, 건축, 패션, 가구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색다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10월 16일까지 포토그래퍼 프로젝트 그룹 ‘AMQ’의 전시가 열린다.
위치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73-4 문의 02-3785-0667
기사 이미지

글=한진·라예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지도 일러스트=공현주
사진=프리랜서 장석준·조상희, 업체 제공, 여성중앙 디뮤지엄 제공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