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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성 미처 못 보낸 문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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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성씨의 빈소가 8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야구해설가 하일성(67)씨가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전 7시50분쯤 송파구 삼전동의 스카이엔터테인먼트(행사·공연기획업체) 사무실 내부 계단에 쓰러져 있는 하씨를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회사는 하씨가 대표를 맡아 운영해왔다.

서울 송파구 사무실서 숨진 채 발견
사기 혐의 재판 받자 힘들어해

하씨가 사무실에 들어간 시간은 이날 0시쯤으로 추정된다. 술에 취한 모습의 하씨가 사무실 주변을 걷는 모습을 봤다는 진술이 나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작성한 흔적이 휴대전화에 남아 있었다. 경찰은 “내용상 부인에게 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는 발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과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하씨는 수년 전 서울 강남구의 자신 소유 빌딩을 파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빌려간 3000만원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모(45)씨로부터 고소당했다. 비슷한 시기에 하씨 소유의 경기도 양평 전원주택 부지가 법원 경매에 나왔다. 검찰은 하씨가 빌린 돈을 갚자 지난 2월에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부산지검은 지난 7월 사기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하씨를 기소했다. 김모(60)씨로부터 아들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4년 5000만원을 받은 혐의 때문이었다. 공판은 두 차례 진행됐고, 27일 세 번째 공판이 예정돼 있었다. 하씨는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아는 사람한테 돈을 빌린 것뿐이다. 야구단 입단을 청탁했다는 사람(김씨)은 알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제3자를 통해 부정한 돈을 받았다고 판단한 검찰을 향해 억울하다고 주장한 것이었다.

지난 2월 이 사건과 관련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중앙일보 기자에게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러는가. 이제 명예 하나 남았다. 그것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검 관계자는 8일 “고소 사건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이 범행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진행해 기소한 것이다. 수사에 강압적인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평생을 야구와 함께했다. 중학교 때인 1964년 선수 생활을 시작해 야구 특기생으로 경희대 체육학과에 입학했지만 곧 야구를 그만두고 68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대학 졸업 뒤 환일고 등에서 체육교사로 일하다 79년 동양방송(TBC) 야구해설위원으로 방송에 입문하며 다시 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82년부터는 KBS 야구해설위원으로 활약했고, 구수한 입담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했다. 어록도 남겼다. “야구 몰라요”(야구는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 “역으로 가나요”(투수가 타자의 예상을 뒤엎는 볼 배합을 구사한다는 의미)는 유행어가 됐다. 2006년 제11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땄을 때 단장을 맡았다.

윤정민 기자, 부산=강승우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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