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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 해 2억원 버는 가정 자녀에게 월 50만원 청년수당

서울시 청년수당 수혜자(2831명) 중 114명이 월평균 납입 건강보험료가 18만원 이상의 가정 출신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월평균 18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낸다는 건 부양자의 연봉이 7058만원(직장가입자 기준) 이상이라는 의미다. 직장인은 월 보수의 3.06%를 보험료로 낸다. 이는 또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상위 15%가 내는 보험료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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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수당 수혜자 상당수가 중·상류층 가정 출신이란 얘기다. 이는 본지가 이숙자(54·서초2) 서울시의원실로부터 단독 입수한 ‘청년활동지원사업 대상자 현황’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앞서 서울시는 청년수당 신청자 가정의 소득수준 확인을 위해 부모 등 부양자의 건강보험납부확인서를 제출받았다.

이에 따르면 청년수당 수혜자인 A씨(27·동작구)의 부양자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월평균 건강보험료로 53만9160원을 냈다. 이를 토대로 추정한 A씨 부양자의 월 급여는 약 1750만원, 연봉은 약 2억1000만원이다. 강북구에 사는 B씨(25)의 부양자 역시 월평균 53만2440원을 보험료로 냈다. 연봉은 2억880만원으로 추정된다.

부양자 중 직장이 없거나 4대보험 미적용 직장에 재직 중인 이들은 보유 부동산과 기타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정해지는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보험료를 냈다. 이에 따라 수혜자 중 성북구의 C씨(26) 가정이 낸 월평균 보험료는 170만원이다. 송파구에 사는 D씨(27)와 중랑구에 거주하는 E씨(28)의 가정도 건강보험료로 각각 매월 100만원이 넘는 돈을 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지역가입자로 매월 170만원 이상 내는 사람은 전국에 약 1400명이 있는데, 이는 전체 지역가입자 중 상위 0.01% 수준”이라며 “웬만한 재벌에 버금가는 납입액”이라고 말했다.

청년수당 수혜자 중 직장과 지역가입자를 합쳐 월 18만원 이상(직장가입자의 경우 연봉 7058만원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내는 가정에 속한 이는 114명이었다. 이는 수혜자 중 기초생활수급대상자 가정 출신과 같은 숫자다. 청년수당의 목표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취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었다.

이숙자 서울시의원은 “서울시가 청년수당 지급을 정책적·행정적 검증 없이 지나치게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청년 관련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미취업 기간과 소득 수준을 종합적으로 따져 수혜자를 선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고소득 가정 출신 청년이 수혜자에 포함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수당 수혜자들이 밝힌 모호한 활동 목표도 문제다. 수혜자 중 상당수는 “무엇이든 하고 싶어요” “취업할 수 있도록 열심히 참여할 것”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 등을 수당 신청 이유로 적었다. 취·창업과 관련이 적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목표로 밝힌 사람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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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수당을 취업 준비와 무관한 일에 사용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청년수당 수령 사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한 20대 여성은 최근 “한 번에 10만원이 넘는 피부 관리를 받았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해당 글은 삭제됐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청년수당 같은 복지 정책이 성공하려면 명확한 기준에 따른 꼼꼼한 수혜 대상 선정이 필요하다”며 “부적절한 수급자를 줄이기 위해 취업 지원이란 목적에 맞춰 현금이 아닌 학원 수강권 같은 바우처 등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기·서준석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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