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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0% 늘렸다 줄였다…7초면 TV 한 대 뚝딱

지난 5일(현지시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70㎞ 국도를 달려 인구 5600명의 소도시 야스페니사루 지역에 닿았다. 옥수수·유채 농장이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평원 가운데 대형 공장건물 세 동(棟)이 눈에 들어온다. 삼성전자의 유럽 TV 생산기지 ‘헝가리 생산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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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 시간) 헝가리 야스페니사루에 있는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 생산공장에서 현지 직원이 TV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

2공장에 들어서자 공정 중인 TV제품들이 45m짜리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컨베이어를 따라 온 일감들이 센서로 감지돼 작업대가 빈 작업자 앞으로 보내진다. 각 작업자 앞으로 들어온 일감들은 조립을 마치면 오른쪽 컨베이어벨트로 보내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안윤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장 상무는 “과거 1자형 컨베이어 벨트의 경우 작업 라인 중 한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라인 전체가 멈춰서고 작업자들이 동시에 일손을 놓아야 했으나 현재와 같은 ‘셀 방식’으로 바꾸면서 작업자 한명에 문제가 생겨도 나머지 모든 작업을 정상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우측으로 곁가지처럼 개인 작업대를 병렬 구조로 놓고 조립된 제품을 맞은편 벨트로 보내도록 구조를 바꾸면서 생긴 변화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업라인을 따라 삼성전자의 TV 신제품이 평균 7초마다 한대씩 포장까지 완료된 채 생산된다. 크기가 작고 작업 공정이 비교적 단순한 ‘셰리프 TV’의 경우 5.8초마다 한대씩 신제품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야스페니사루에 생산법인을 만든 것은 1989년이다. 23만6000㎡ 부지에 지어진 3개 동 안에서는 모두 10개 라인에서 직원 2800여명(성수기 기준)이 중소형 제품부터 UHD TV까지 40여종을 하루 4만대, 연간 700만대 생산한다. 설립 첫 해 하루 400대를 생산한 것과 비교하면 27년 만에 100배 성장한 셈이다. 헝가리 공장에서 만들어진 TV는 생산후 평균 3일 뒤면 유럽 주요 매장에서 소비자들을 만난다.

삼성전자가 헝가리를 생산기지로 택한 건 인력이 우수하면서도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다. 라인 관리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황근하 부장은 “헝가리는 기초과학 분야의 교육 수준이 높고 국민들의 기술력이 좋다”며 “임금도 아직은 한국의 2분의 1~3분의 1 수준이어서 유럽 내에선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규율을 잘 지키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생산 수요에 맞춰 인력을 탄력적으로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헝가리 법인은 전체 직원의 30% 정도를 비정규직 아웃소싱 인력으로 사용한다. EU 국가 끼리는 다른 나라에서 3개월까지 일하고 나갈 수 있다. 비정규직 인력들은 대부분 헝가리 인접 국가에서 들어온다. 이들은 석달간 최대한 월급을 많이 벌어나가려고 해 야근과 특근을 자원한다. 인접 국가 국민이라도 문화와 역사적 배경이 비슷해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안 법인장은 “급여와 복지 혜택만 똑같이 주면 인접국 직원을 제한 없이 얼마든지 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도 많다. 장기적인 공장 설비 투자나 금형 투자에 대해선 법인세를 돌려준다. 지역 주민의 절반 가까이가 삼성전자 직원이다 보니 삼성전자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도 깊다. TV 제조 라인의 벨로츠 졸탄씨는 “마을 가구당 한 명 이상이 이곳에 근무하고 있어 마치 대가족과 같다”며 “우리 가족 중에도 아버지와 동생이 같이 삼성전자에 근무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주최하는 ‘삼성데이’ 행사에는 야스페니사루시 어린이들이 전부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지난해 매출 2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헝가리내 법인 중 에너지 전문 MOL, 자동차 생산법인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이어 6위 기업에 올라 있다. 안 법인장은 “유럽 TV 시장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북미에 필적할 만큼 성장하고 있다”며 “헝가리 공장에 제조공정 혁신을 위한 연구소를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스페니사루(헝가리)=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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