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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선박, 거점 항구 이동 땐 보험 배상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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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왼쪽)와 김영석 해수부 장관. [사진 전민규 기자]

“법률적 문제를 고민해보고 대책을 세운 건지 모르겠다.”

한국해법학회가 주최한 ‘한진해운 물류 대란의 법적 쟁점 긴급 좌담회’에서 법률 전문가들이 정부 대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좌담회엔 권창준 여산 변호사 등 4명의 법률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물류 대란 수습책으로 정부는 한진해운 선박을 독일 함부르크, 싱가포르 등 7개 거점 항구(safe zone)로 이동해 화물을 내리겠다는 방안을 5일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가 항로 이탈을 명령할 경우 법적으로 혼란스런 상황이 발생한다는 게 김창준 법무법인 세경 대표변호사의 지적이다.

예컨대 한진해운이 컨테이너에 LG전자의 TV를 운송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한진해운은 선박 화재나 침몰 등에 대비해 삼성화재 같은 손해보험사에 적하보험을 든다. 하지만 선박이 항로를 이탈하면 보험사 배상 책임이 사라진다. 무턱대고 거점 항구로 배를 옮겼다가 화물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소송 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거점 항구를 지정해버리면 오히려 하역업체에 약점이 잡힐 수 있다. 항구마다 한두 개 하역업체가 거의 독점한다. 일부 항구에 배를 모을 경우 이 항구 소속 하역업체들이 연대해 ‘한진해운의 기존 채무까지 전부 납부하라’고 요구하면 정부 입장에선 도리가 없다. 이렇게 되면 법정관리 이후 채권을 우선 처리한다는 원칙까지 흔들린다.

정부가 한진해운 선박 압류를 막기 위해 각국에 요청한 ‘스테이오더(stay order·압류금지명령)’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구속력 있는 법안이라고 보다는 유엔상거래법위원회의 권고안이기 때문이다. 한국 법원이 도산 절차를 인정하는 국가는 세계적으로 17개국 뿐이다.

정부가 거점 항구를 졸속 선정했다는 말도 나왔다. 함부르크항이 소재한 독일의 경우 한국 법원의 스테이오더조차 인정하지 않는 국가다. 한진그룹이 6일 마련한 한진해운 긴급 지원금(1000억원)도 법적으로 보면 논란이 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자산(터미널)을 담보로 잡았다. 만약 한진해운이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면 터미널은 매각해 모든 채권자에고 골고루 나눠줄 자산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담보로 잡으면 모든 채권자가 받을 돈이 줄어든다. 법원에서 허가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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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태로 수출업계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까지 수출화물 피해 접수건수는 161건(7000만달러·830억원)으로, 하루만에 26.1%나 늘었다. 화주들은 정부에 즉각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화주협의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고 “한국 무역업체 화물을 정상 운송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7일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진해운 문제로) 현장에서의 혼란과 우려를 끼친 데에 대해 경제팀 수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범부처 총력 대응체계를 갖춰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글=문희철·조득진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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