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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과 이종석이 메시지 티셔츠를 입는 이유

박보검은 왜, 또 이종석은 왜?

옷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특히 최근엔 '메시지 티셔츠'로 하고자 하는 말을 적극적으로 표출한다. 지난 4일 TV 예능 ‘1박 2일’에 출연한 배우 박보검이 입은 티셔츠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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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위안부 피해자 후원 티셔츠를 입고 출연한 박보검 [동영상 캡처]

그냥 보기엔 빨갛고 노란 꽃무늬 4개가 새겨진 평범한 반팔 흰색 티셔츠. 하지만 이 꽃무늬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심리치료를 과정에서 만든 꽃 압화(말린 꽃으로 만든 그림)을 모티프 삼아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가 다시 디자인한 것이다. 이 티셔츠의 판매금 일부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마리몬드 관계자는 "1박 2일 방영 후 평소의 30배가 넘는 티셔츠 주문이 들어왔다"며 "급하게 재입고 계획을 잡는 중"이라고 했다. 박보검은 앞서 세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인 지난해 8월 14일에도 위안부 피해자 후원 티셔츠를 입고 TV 음악 프로 스케줄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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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4일 `세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에 맞춰 위안부 피해자 후원 티셔츠를 입고 있는 박보검의 모습. [마리몬드 제공]

박보검처럼 영향력이 있는 유명 연예인 가운데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메시지 티셔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하고자 하는 발언을 쉽게 확산시킬 수 있고, 이걸 보고 따라 입는 사람이 자연스레 늘기 때문이다.

배우 이종석도 그런 셀럽 중 하나다. 그는 출연중인 드라마 ‘W 두 개의 세계’에 아동 학대 반대 메시지(My Will Is Good)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이 셔츠는 이종석이 패션 디자이너 송자인과 함께 진행하는 아동폭력 반대 캠페인 제품으로, 송자인의 브랜드 '제인송'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한다. 송자인은 "많은 사람과 함께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메시지 티셔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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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종석이 드라마 `W-두 개의 세상`에 패션 디자이너 송자인과 함께 만든 아동 학대 반대 메시지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동영상 캡처]

꼭 대단한 사회적 아젠다가 아니더라도 가볍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메시지 티셔츠를 입기도 한다. 지난 7월 유행한 '혼밥(혼자 밥먹기)티'가 그렇다. 웹툰작가 이상일은 지난 7월 25일 자신의 웹툰 '혼자 국밥먹는 만화'의 캐릭터를 그려넣은 흰색 반팔 티셔츠를 판매하며 '혼밥티 크라우드 펀딩'을 조성했다. 그는 '누구나 뷔페나 고깃집에 가서도 1인분을 시킬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라는 글을 올리며 혼밥티 1장을 2만원에 판매했다. 당초 40만원을 목표로 했지만 2주일동안 무려 2566만원이 모였다. 이상일 작가는 지난달 22일 두번째 혼밥티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는데, 벌써 목표액(500만원)을 5배 이상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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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이상일이 만든 혼밥티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화면. 2주 동안 목표대비 6414%의 펀딩금액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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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티. `시선차단용 기능성 티셔츠`란 이름을 붙였다.

문구나 그림이 새겨진 티셔츠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시위나 공연, 선거 등에서 사용하던 방식이다. 1960년대 히피들은 반전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였고, 이를 지지하는 록 밴드들 역시 반전 메시지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옷에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를 새겨 넣는 것은 1960년대 말 개념미술의 표현 방법으로도 사용됐다. 개념미술가에게 시대상을 반영하는 동시에 사람들 시선을 끌 수 있는 메시지 티셔츠는 중요한 소재였다.

미국 뉴욕의 옥외 광고판에 자신의 침실 사진을 걸어 유명해진 쿠바 출신 곤잘레스 토레스는 1998년 프랑스 의류회사 아그네스 베에 의뢰해 등에 작은 글씨로 '아무도 나를 가질 수 없다'(NOBODY OWNS ME)라는 문장이 새겨진 티셔츠를 만들어 작품으로 내놨다. 아르헨티나의 소비아 아비앙은 유명 정치인의 연설 일부를 인용한 문구를 새긴 여러 장의 티셔츠를 겹쳐 입고 거리를 걸으며 한 장씩 벗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좀더 가벼운 방식으로 메시지 티셔츠가 소비된다.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은 "지금은 SNS를 통해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소통이 익숙해진 시대인 데다 사회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게 개념있는 행동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시대"라며 "때론 정치적이고 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놀이로 접근하기에 크게 유행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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