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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푸틴과 경협 21건…극동개발로 안보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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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권하는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 김성룡 기자], [사진 청와대]

지난 3일 한·러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나란히 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채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 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고도 했다.

경제협력 강화가 사드 문제보다 의제의 우선순위에 오른 결과였다. 러시아는 현재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자본 및 기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신(新)동방정책’의 핵심 거점이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블라디보스토크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자유항 경제특구’로 정하고 2025년까지 극동·바이칼 지역 경제발전계획도 수립했다.

이미 두 정상은 2013년 11월 첫 회담에서 한·러 경협과 남·북·러 삼각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공들인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되면서 한·러 경협은 2년 이상 활로를 찾지 못했다.

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러시아는 극동 개발에 실패할 경우 유럽의 변두리 국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어 푸틴 대통령에겐 극동 개발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문제까지 불거졌지만 두 정상은 ‘극동’ 쪽에서 새로운 경협의 해법을 모색하기로 합의하면서 ‘윈윈 게임’을 했다. 결과적으로 경협에 무게를 두면서 안보이익을 고려한 셈법이 됐다.

신 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극동 개발이란 실리를 챙겼고 한국은 사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잘 전달했다. 러시아가 경협을 통해 미국의 우방인 한국과 밀착 관계를 형성할 경우 미·중 경쟁 구도에서 중간지대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선 경제 분야 21건을 포함한 총 24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이 이뤄졌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은 “그동안 제조업 및 에너지 자원에 집중됐던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농업·수산·보건의료·환경 등으로 확대했다”며 “우리 기업의 활동 범위도 러시아 서부에서 극동을 포함한 유라시아 전체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캄차카 주립병원 건설과 극동지역 보건의료 협력에 관한 MOU가 눈길을 끈다. 캄차카 주립병원 건설에 따른 수주액 규모는 1억7000만 달러(약 1898억원)로 예상된다. 해운대백병원은 극동러시아철도청과 환자 유치 MOU도 체결했다. 이 밖에도 ▶한국 수산업체의 러시아 진출을 위한 투자 협력 ▶한국 농업의 연해주 진출을 위한 기술연구 협력 ▶북극 개발 등과 관련한 해양과학 협력 MOU 등을 맺었다.

한·러 정상회담 결과는 중앙일보가 지난달 5박6일간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진행한 ‘평화 오디세이 2016’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한·중·일 삼각형 대신 러시아를 포함한 사각형으로 동북아 구도를 바꿔야 한다” “사드를 반대하는 러시아와의 경협 등으로 손을 잡으면 한국의 입지를 확장할 수 있다”며 대러 외교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푸틴 “특별기념품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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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를 선물받았다. 이 휘호는 푸틴 대통령이 미술품 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다. [사진 김성룡 기자], [사진 청와대]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박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 친필 휘호를 선물로 받았다”며 “휘호의 내용은 ‘총화전진(總和前進·함께 화합하며 앞으로 나아가자)’이었다”고 발표했다. 정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업무 오찬을 마치면서 예정에 없던 특별한 기념품을 드리겠다고 말하며 전달한 개인적인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계하기 전 쓴 마지막 휘호인데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이 미술품 시장에 내놓은 것을 특별히 구입한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하나밖에 없는 진본”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휘호를 선물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김정하 기자 서울=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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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