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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에 취한 베트남, 참이슬 맛에도 취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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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중심가인 쭉바익 거리에 한시적으로 문을 연 팝업스토어 진로하이트소주클럽. 베트남 현지인들이 모여 한국 소주를 즐기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3개월간 문을 여는 팝업스토에서는 소주 칵테일쇼와 베트남 현지 인기가수 공연 등 풍성한 행사가 진행된다. [사진 하이트진로]

지난 1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중심가인 쭉바익 거리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소주클럽’. 입구부터 ‘참이슬’ 병모양 등(燈)이 환하게 밝혀져 있어 소주를 파는 곳임을 한눈에 알수 있었다. 야외와 실내를 합쳐 180석 규모로 꽤 큰 술집이지만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가게 안은 물론 밖까지 소주를 즐기기 위해 찾아든 젊은이로 가득 찼다. 자신을 테오(33)라고 소개한 여성은 “한국 소주를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꼭 마신다”며 소주 매니어를 자처했다.

이곳은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문을 연 팝업스토어다. 원래 수입맥주를 팔던 주점을 3개월간 빌려 팝업스토어로 꾸몄다. 수출 브랜드인 ‘JINRO24’은 물론 참이슬, 자몽에빠진이슬 등 소주를 판매한다. 11월 둘째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현지 인기가수의 공연과 소주 칵테일쇼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주점 사장인 부이 끄엉(30)은 “드라마와 한류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 소주의 인기는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 중에는 이틀 연속으로 소주를 마시기 위해 온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젊은이들이 한국 소주맛에 빠져들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소주를 친근하게 느끼면서 자연스레 찾는 사람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베트남을 동남아 소주 시장의 제1 집중공략 국가로 선정, 수도 하노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 중이다.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소주와 한국식 안주를 판매하는 ‘진로포차(가칭)’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베트남 대형할인 마트에서도 소주 제품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달 31일 찾은 하노이 시내의 이온마트의 주류 코너에서는 참이슬 제품과 ‘하노이 보드카’가 나란히 판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하노이 보드카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려, ‘국민술’로 불리는 제품이다. 하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참이슬을 집어들었다. 이곳에서 만난 응옥빅(23·여)은 “베트남 술은 마시고 난 다음에 머리가 아픈데, 소주는 깔끔하고 숙취가 없어서 즐겨 마실 수 있다”면서 “한국 드라마에서 소주 마시는 장면을 보고 찾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주 코너를 찾는 사람들 중 남성은 물론 젊은 여성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관계자는 “원래 베트남은 알콜도수 40도 이상의 독주(毒酒) 시장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경제성장으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저도주를 찾는 트랜드가 생겼다”면서 “베트남 현지 보드카에 비해 깔끔하고 숙취가 덜한 소주가 인기를 끄는 비결도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주의 해외 판매는 주로 교민사회 위주였지만 베트남에서는 현지 젊은이와 여성들이 찾는 술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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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뿐 아니라 인접 동남아 국가에서도 소주의 인기는 조금씩 확산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동남아 수출액은 694만 달러(78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연간 수출액은 31.6% 늘어난 1705만 달러(190억 원)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매출에는 소주뿐 아니라 맥주도 포함돼 있지만, 동남아는 현지 브랜드와 수입 맥주가 절대 강세인 점을 감안하면 소주가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동남아 시장 공략해 ‘소주 세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1일 하노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비전 2024’를 공개했다.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4년까지 해외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4.5배 늘려 연간 5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베트남을 중심으로 필리핀·태국·캄보디아를 소주 세계화를 위한 전략국가로 선정했다. 이들 국가의 지난해 소주 수출규모는 23만 상자였으며, 올해 전망치는 28만 4000 상자다. 하이트진로는 5년 뒤인 2020년에는 지난해의 4배인 101만 8000 상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베트남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중심이 돼야 한다” 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이후 태국·라오스 등까지 공략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와 중동·유럽 에서도 시장을 개척해 하이트진로가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글로벌 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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