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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70% 쥔 소비 큰손…‘테크노부머’에 꽂힌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보리스 모드코비치는 자신이 재미삼아 만든 자전거를 부모님이 타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페달을 살짝 밟아도 쉽게 전진하게 한 전기 자전거다. 그는 건강을 생각하는 장·노년층은 자전거 타기에 관심이 많지만, 페달을 돌리는 데 부담을 느낀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들을 위한 전기 자전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전기 자전거 업계의 ‘샛별’로 떠오른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이벨로’의 창업 스토리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모드코비치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제품을 개발하리라곤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하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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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타트업들이 장·노년층인 베이비부머를 겨냥해 시장 확대에 나섰다. 4일 뉴욕타임스·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외신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1946~1965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적극적인 소비성향을 보이며 인터넷 등 정보기술(IT)과 신제품에 익숙하다. 미국의 주요 스타트업들은 이들의 은퇴와 고령화에 맞춰 관련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엔보이’도 이들에 초점을 맞췄다. 고객의 스케줄에 맞춰 애완동물 산책, 장보기·설거지 등 가벼운 집안 일을 대신해준다. 이 회사 저스틴 린 CEO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아버지를 도와드릴 제대로 된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실버세대의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미국 노인 3명 중 한 명은 자선사업 등을 빙자한 금융사기에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 이에 트루링크파이낸셜은 금융사기가 의심되는 특정 단체로의 출금을 막는 직불카드를 내놓았다. 각종 헬스케어 서비스도 빠질 수 없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환자에게 모국어를 쓰는 간병인을 연결해주는 식으로 맞춤형 간병인 정보를 제공하는 아너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 최대 리뷰 사이트 옐프 등으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의학 통계 등을 토대로 적절한 병원 방문 시점 등을 알려주는 캐어앳핸드는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의료비를 걱정하는 중산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 자녀가 출가해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옮기려는 베이비부머에게 살기 편한 소형 주택을 찾아주는 등의 서비스도 주요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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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타트업이 베이비부머에 주목하는 이유는 막강한 소비력 때문이다. 1인당 하루에 평균 105달러를 소비하는 베이비부머는 미국 내 가처분 소득의 70%를 차지한다. 인구는 총 7490만 명으로, 이른바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7640만명)에 육박하며, 3분의 1(35%)은 연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이다.

특히 이들은 ‘테크노 부머’라고 불릴 정도로 IT에 익숙하다는 점이 과거 장년·노년층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베이비부머 가운데 33%는 1주일에 20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며, 30%는 온라인으로 쇼핑을 즐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링크드인 같은 소셜미디어 사용자의 3분의 1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마켓워치는 “과거와 달리 지금의 베이비부머는 신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자신이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실리콘밸리가 실버산업에 혁신을 불러올 시장 파괴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들의 경제활동기간이 길어지면서 미국 베이비부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OTRA는 “한국의 수출 유망품목인 뷰티·의료기기·가전·건강제품의 주요 소비층이 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소비자 니즈 분석과 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샌프란시스코=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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