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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퍼스트펭귄] 완구사업 뛰어든 ‘라바 아빠’…디즈니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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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라바의 ‘아버지’ 김광용 투바앤 대표는 도심형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정동에 임시 사무실까지 냈다. 사무실엔 라바 등 투바앤을 대표하는 완구들이 가득했다. [사진 김성룡 기자]

“터닝메카드 독주를 막기 위해 라바의 ‘아쉬운 성공’을 보완했습니다.”

변신로봇 장편 애니메이션 ‘다이노코어’ 제작과 동시에 완구사업에 뛰어든 김광용(52) 투바앤 대표의 말이다. 경쟁사 손오공의 터닝메카드는 로봇 완구로만 한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은 변신로봇 완구 겸 애니메이션이다.

투바앤은 ‘90초의 미학’으로 불리는 비언어 슬랩스틱(몸 개그) 애니메이션 ‘라바’를 제작한 곳이다. 최근에는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 부근에 국내 최초의 도심형 애니메이션 테마파크도 조성 중이다. 가족단위의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도심 놀이센터로 투바앤의 캐릭터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도입한 ‘한국형 포켓몬 고’도 경험할 수 있다.

2011년 선보인 ‘라바’는 빨간색 애벌레 레드와 노란색 애벌레 옐로의 이야기다. 까칠한 성격의 레드와 식탐 많은 옐로가 90초 동안 서로 골탕을 먹이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상대방을 구해주기도 한다. 소소한 일상을 과장된 표정으로 구르고 넘어지며 연기하는 사고뭉치 악동들의 이야기로 ‘톰과 제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남녀노소에 인기를 끌며 현재 투바앤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캐릭터다.

다이노코어 방영을 앞둔 지난달 23일 서울 정동에서 만난 김광용 대표는 “두 번째 갈림길에 선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익대 광고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컴퓨터그래픽회사를 다니다 2002년 특수영상 외주제작사를 설립했다. 50여명의 직원을 둘 만큼 안정된 생활을 했지만 ‘내 기술을 가지고도 외주제작을 계속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2007년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별도의 법인(현재의 투바앤)을 세웠다.

“당시가 첫 갈림길이었죠. 특수 영상 기술이 필요한 게임과 애니메이션 중 어느 길을 갈지 고민했거든요. 기왕이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미키마우스나 스누피처럼 생명력도 길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애니메이션이요. 선택의 결과는 처음에 참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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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설립 후 제작한 ‘비키와 조니’, ‘오스카의 오아시스’는 업계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엔 실패했다. 결과는 60억 원의 빚. 궁지에 내몰린 상황에서 마지막 작품이 될 지 모를 라바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영상이 조금 허술해도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라바 캐릭터가 애벌레가 된 것도 단순한 모양이 제작비가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과장된 표정과 익살스런 제스처는 찰리 채플린의 연기를 참고했다. 총 제작비는 같은 기준의 애니메이션 제작비인 30억 원의 절반으로 해결했다.

문제는 마케팅 예산 부족. 그는 "무조건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료로 동영상을 배포해 라이선스 사업에 기대를 걸었다”고 말했다. 유튜브·지하철, 버스 내 TV등에 무료로 동영상을 배포했다. 익살스런 캐릭터의 짧은 동영상은 삽시간에 주목을 받았다. ‘타요 버스’에 이어 ‘라바 지하철’이 나올 만큼 인기를 끌며 ‘제2의 뽀로로’란 별칭도 얻었다. 올 7월엔 유튜브에서 조회수 10억을 돌파했다. 라바는 현재 2018년 극장 판 개봉을 목표로 할리우드 유명 작가 에리카 리비노자(Erica Rivinoja)가 각색 중이다.

"현재 라바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이 1000가지가 넘고 젊은 층에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생각만큼 인기가 돈으로 바로 직결되진 못했어요. 그 점을 보완해 만든 것이 다이노코어입니다. 두 번째 갈림길이죠.”

라바 인기가 물오른 2013년. 김광용 대표는 라바의 성공을 되짚어 생각했다. "인기를 얻고 관련 상품을 제작하니 시장 대응도 늦고 저작권 관리도 쉽지 않더군요. 2012년 인기를 끌었지만 매출은 지난해가 돼서야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니까요. 애니메이션과 완구사업 그리고 상품 기획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즈니 방식을 도입해보자고 생각했죠.”

애니메이션과 동일하게 로봇을 변신하고 합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팀과 완구 제작팀이 한 공간에서 끊임없이 대화했다. 김 대표는 "완구 설계를 위해 현대자동차 부품 연구원까지 영입했다”고 말했다.

‘인재 붙들기’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대졸 초임 연봉을 업계 최고 수준인 2700만원 정도로 끌어올렸다. "3000만원까지 올릴 생각이에요. 게임업계로 계속 인재가 빠져나가는 현실을 막아야죠.”

그렇게 해서 평범한 소년 렉스가 다이노코어를 조종해 외계의 공격으로 위험에 빠진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다이노코어가 만들어졌다. 다이노코어는 공룡 모양의 자동차가 합체해 만들어지는 로봇 이름이다. 애니메이션은 지난달 26일 만화전문채널 투니버스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완구는 선 주문 50억원에 라이선스 판매도 이미 10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아동 음료와 치약, 문구 등 28가지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애니메이션 방영으론 제작비 10% 정도밖에 회수를 못하는 게 업계 현실인데다 영화처럼 펀딩도 쉽지 않다”며 "이번에는 개발과 동시에 다양한 상품을 기획했으니 좋은 결실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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