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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쌀피자·쌀짜장면, 밀가루보다 맛있다”…입맛 바뀌는 학생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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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촌초등학교 학생들이 쌀 중심으로 요리한 급식을 먹고 있다. 이날 나온 미니 쌀피자는 이 학교 인기 급식 메뉴다. 프리랜서 김정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식습관에도 적용된다. 어릴 때 길든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중간에 달라지더라도 ‘맛의 회귀현상’ 때문에 결국 어릴 때 입맛으로 돌아가기 쉽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영유아 보육기관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쌀 중심 식습관 교육을 하고 있다. 피자·햄버거 같은 밀가루 음식에 길들고 있는 아이의 입맛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지난달 30일 ‘쌀 중심 식습관 교육’ 우수 기관인 인천공촌초등학교를 찾았다.

“쌀로 만든 피자가 더 맛있어요!” “쌀 짜장면을 먹으면 배 아픈 게 없어요!” 학생들은 점심식사를 하면서 자랑하듯 말했다. 인천공촌초등학교가 ‘쌀 중심 식습관 교육’을 시작한 지는 5개월.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피자·빵·라면을 좋아했던 아이들이 쌀로 만든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노승근 교장은 “요즘 아이들이 먹는 걸 보면 죄다 밀가루 음식인데 대부분 고열량식이고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건강에 좋지 않다. 이렇게 내버려두어선 안 되겠다 싶어 농식품부의 ‘쌀 중심 식습관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 1회 이론·토론 수업, 쌀 요리 급식

교육에 드는 교재와 비용은 지원을 받았다. 주 1회 쌀을 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 수업과 토론 활동 수업을 하고, 급식 메뉴는 최대한 밀 대신 쌀로 만든 요리로 대체했다. 밀가루 짜장면 대신 쌀 짜장면, 밀가루 피자 대신 쌀 피자를 넣는 식이었다. 튀김가루도 일반 빵가루 대신 쌀 빵가루를 썼다.

교육 효과가 금방 나타났다.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쌀 선호도였다. 인천공촌초등학교 학생 34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식습관 교육 후에는 ‘밀보다 쌀로 만든 식품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8%포인트, 쌀 가공식품의 식감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20%포인트 늘었다. 반면에 밀로 만든 식품에 대한 선호도는 6%포인트 줄었다. 노 교장은 “저학년일수록 교육 효과가 컸다. 집에서도 쌀로 된 음식을 찾아 먹는다고 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왜 어렸을 때부터 쌀로 된 음식을 먹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네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호르몬 분비 균형을 위해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과 안철우 교수는 “밀로 된 피자·햄버거 등은 GI지수(혈당을 높이는 정도)가 높아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다시 급격히 떨어뜨리면서 다른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혈당이 요동치는 과정에서 식욕 호르몬(그렐린) 분비는 늘고, 포만감 유지 호르몬(렙틴) 분비는 준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이들 호르몬 증감이 다른 호르몬 분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안 교수는 “밀로 만든 가공식품을 계속 섭취하면 식욕 호르몬과 포만감 호르몬 분비에 균형이 깨어지면서 성장기 아이에게 중요한 성장호르몬·수면호르몬 분비도 불균형해진다. 결국 성장이 더뎌지고 잠도 잘 자지 못해 학습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쌀밥과 반찬 중심의 식사를 하면 다른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지 않아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성장기에 필요한 비타민B군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영양소가 세포 분열과 성장에 조금씩은 관여하지만 비타민B군이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다. 농촌진흥청 박지영 연구사는 “아이들은 몸집이 작아 B군을 영양제로 먹이기가 부담스럽다”면서 “쌀은 천연 물질로 비타민B군이 풍부해 세끼 밥만 먹어도 B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쌀에는 성장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과 토코페놀·감마오리자놀 같은 미량 영양소도 풍부하다.

호르몬 분비 균형 도와 건강한 성장

알레르기가 없다는 것도 쌀의 장점이다. 안철우 교수는 “쌀은 알레르기 유발 요인이 없는 유일한 잡곡이다. 최근 공해, 항생제 복용 증가 등으로 면역력에 문제가 생긴 아이가 많은데 어렸을 때부터 알레르기 유발 요인이 없는 쌀 중심의 식사를 해야 아토피·비염 등 면역 관련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쌀은 밀에 비해 식이섬유가 두 배 정도 많다. 안 교수는 “장내 유익균은 몸속 면역력의 70%를 담당한다. 또 유익균은 ‘장-뇌 축 이론(장과 뇌가 밀접하게 이어져 있어 유익균이 뇌 감정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에 따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공격성을 줄이고 온화한 성품을 가지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쌀의 식이섬유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도와 변비 개선에도 좋다.

박 연구사는 “밀로 만든다고 생각하는 음식도 쌀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꽤 많다. 쌀가루, 쌀 튀김옷, 쌀 조청 등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요리해 주면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아이를 위한 쌀 요리

쌀 부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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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징어, 양파, 파, 당근을 먹기 좋게 썬다.
2 쌀가루에 계란(한 개), 소금을 넣고 거품기로 섞는다.
3 반죽에 1번의 재료들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4 팬에 카놀라유를 두르고 노릇하게 굽는다.

쌀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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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춘장을 기름에 볶고 파는 썰어 기름에 볶는다.
2 돼지 목살을 파기름에 넣고 후추를 넣어 볶는다.
3 반쯤 익으면 당근, 양파, 춘장을 넣어 볶는다.
4 전분 물을 넣으며 점도를 조절한다.
5 쌀 면을 삶아 춘장 소스를 얹어 먹는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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