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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개국 순방 박 대통령, 사드 배치 중국 양해 얻길

북핵 및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가 여전히 미궁에 빠진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내일부터 7박8일간의 러시아·중국·라오스 순방길에 오른다.

 박 대통령이 갈 길은 멀다. 먼저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후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들른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공산이 크다. 라오스에서는 7~8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순방은 발등의 불이 된 북핵 위기를 타개하는 동시에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러시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게 최대 과제다. 한반도 정세는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최근 본지가 국내 외교 전문가 31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남북관계가 막힌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을 실효적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남북 간 말 길이 막힌 상황에서 북핵·미사일 고도화를 막을 방법 중 하나가 중국·러시아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인식도 같아 최근 국무회의에서 “경제·안보 위기 타개를 위해 (이번 순방을) 우호적 환경 조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이번 항저우 방문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측 양해를 얻어내야 한다. 그간 중국은 사드 배치를 극력 반대해 왔지만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이후 미묘하게나마 분위기가 변했다. SLBM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 규탄성명 채택 때 별로 반대하지 않았다는 게 그 증거다. 사드가 중국 안보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중국의 우려를 덜어줄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야 롤러코스트 같은 한·중 관계가 안정된다.

 러시아와도 마찬가지다. 우선 사드 배치에 대한 이해와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가시적인 대책을 약속 받아야 한다. 더불어 박 대통령은 푸틴과 러시아 극동 개발과 관련된 협력방안을 논의해 결실을 거둘 필요가 있다. 극동 개발을 최대 국정과제로 삼은 러시아는 2025년까지 이곳에 22조 루블(약 38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연해주를 탐방한 본사 주최 ‘평화 오디세이 2016’에서 제기됐듯 한반도 주변 4강 중 과거사 문제가 없고 상대적으로 동맹 딜레마도 적은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면 우리의 행동반경이 넓어진다. 러시아는 여러 개의 제2 개성공단을 연해주에 만들고 싶어 한다. 러시아·중국과 손잡고 북한 경제의 대외 의존을 높여야 핵을 가진 북한에 가로막힌 섬의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고, 대륙과 해양을 잇는 반도성이 회복된다.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동북아 평화의 주역이 되기 위해 우리의 강점과 매력을 주변국과 공유하는 대범한 전략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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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