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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깨졌다…1위 한진해운, 결국 법정관리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간다. 채권단이 30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연 긴급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의 자구안(5000억원)에 대해 수용 불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이르면 31일 이사회를 거쳐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채권단 회의 후 “한진해운이 경영 부족 자금(1조~1조3000억원)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한 데다 대주주인 한진그룹과 오너(조양호 회장)의 정상화 의지도 미흡했다”며 “기업 자구 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구조조정 원칙을 지켰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가 깨진 것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5조6000억원(부채비율 1076%)의 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회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용석 산은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법원이 결정할 문제지만 파산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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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한진해운 청산 가능성…용선료 못 받은 선주들 배 압류 시작

한진해운이 지난 5월 채권단과 3개월간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을 때만 해도 법정관리로 갈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았다. 국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한 데 이어 회사채·용선료(선박 임대비용) 재조정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해외 선주에게 1000억원의 용선료를 체납한 사실이 알려지고 상반기 4730억원의 적자(당기순손실)를 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채권단은 자구안 요구 규모를 6000억~7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올렸다. 한진해운은 이달 초 자율협약을 한 달 연장했지만 회생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한진그룹은 해운산업 재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한진해운 경영정상화 실패 책임이 한진그룹과 채권단 모두에 있다고 지적한다. 한진그룹은 자율협약 기간 채권단의 추가 자금 마련 요구에도 “5000억원밖에 없다”고 버텼다. 그동안 다른 계열사인 ㈜한진은 한진해운의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621억원), 베트남 탄캉카이멥 터미널 지분 21.3%(230억원)를 잇따라 인수했다. 이 때문에 법정관리에 대비한 ‘알짜 자산 빼돌리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권단은 한진그룹의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율협약을 연장해줬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한 대안 마련 없이 한진그룹만 압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조정 기업에 국민 세금을 투입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한진해운 회사채(1조1891억원) 중 4300억원은 신용보증기금이 지급 보증을 선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이다. 법정관리에 갈 경우 신보가 고스란히 회사채 보유자에게 원금을 물어줘야 한다.

김상조(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법정관리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진그룹과 채권단이 ‘명분 쌓기용’으로 시간을 낭비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문희철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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