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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홍채 인식, 술 많이 마시면 안 된다는데…

50대 직장인 A씨는 며칠 전 술에 취해 귀가하던 중 택시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일주일 전 갤럭시노트7을 새로 산 A씨는 집에 전화하기 위해 홍채 인식으로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려 했다. 하지만 눈을 원 안에 맞추지 못하면서 번번이 실패했다. 과음한 탓인지 비밀번호와 패턴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결국 그는 이튿날 아침까지 스마트폰을 쓸 수 없었다. A씨는 “홍채 인식이 새로운 방식이래서 써봤는데 나 같은 중장년층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아무래도 예전 방식이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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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팔 흔들린 탓…음주 자체는 무관
누진 초점 안경 쓰면 인식 힘들 수도
라식수술 후엔 홍채 다시 등록해야

홍채 인식(Iris Scanner)은 사람의 눈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홍채 패턴을 스캐너가 읽어들여 사용자를 식별하는 생체인증기술로 노트7에 처음 도입됐다. 삼성전자는 홍채 인식을 앞세워 국내 출시 열흘 만에 노트7를 40만 대나 판매했다. 하루에 4만 대씩 팔려나간 셈이다.

그런 가운데 A씨처럼 홍채 인식이 사용하기 어렵고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인터넷에서는 “음주 후엔 인식이 안 된다” “라식수술을 했거나 안경을 쓰면 인식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홍채 인식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은 대략 일곱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술을 마시면 인식이 안 된다’는 주장은 사용자 과실일 가능성이 크다. 홍채 인식은 스마트폰과 25~35㎝ 거리를 유지하고 화면의 원 안에 눈이 들어오도록 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 후에는 몸이나 팔 각도가 흔들리며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눈이 작으면 인식이 안 된다’거나 ‘라식수술을 받은 사람은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홍채 인식은 홍채의 패턴을 스캐너가 읽어들이는 방식인 만큼 눈의 크기와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받은 사용자도 수술 후 홍채를 다시 인식시키면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다. 일반적으로는 예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시술 과정에서 홍채가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새로 인식시키는 게 안전하다.

‘안경을 쓰면 홍채 인식이 어렵다’는 주장은 나름 일리가 있다. 김 상무는 “적외선 차단 코팅을 한 안경이나 누진 초점 안경을 쓸 경우 일반인보다 홍채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야외 햇볕이 쨍쨍한 날에는 홍채 인식이 어렵다’는 지적은 삼성전자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직사광선의 영향으로 홍채 인식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채 인식이 지문·패스워드 입력보다 항상 편리한 것만도 아니다. 홍채 인식 기술에도 분명 단점이 존재한다. 패스워드나 패턴 입력과 달리 정지된 상황을 요구한다는 점에서다. 스마트폰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선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홍채 인식이 보다 보편화되려면 인위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인식률이 높아야 한다”며 “움직임이 심한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패턴이나 지문 인식이 더 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에 비유하자면 지금의 홍채 인식 기술은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공이 정지돼 있는 상태에서 골을 노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만큼 이용에 제한이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인플레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움직이는 가운데서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이 업그레이드돼야 보다 보편적인 인증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홍채 인식 등 인체에 기반한 인식 기술이 앞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상무는 “카메라가 찍을 수 있는 각도를 최대한 넓혀 스마트폰을 얼굴 근처에만 가져가도 자연스레 주인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등 후속 기술들도 잇따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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